택시기사에 의해 살해된 자카리아 알 자베르(6). (출처: 트위터)
 (출처: 트위터)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어머니와 함께 택시를 탄 6세 소년이 택시기사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됐다. 소년의 사망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시아파에 대한 종파 증오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사우디 현지 언론들은 9일(현지시간) 어머니와 함께 택시를 탄 소년이 대낮에 깨진 유리병에 찔려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언론에 따르면 오후 자카리아 알 자베르(6)는 지난 6일 어머니와 함께 택시에 몸을 실었다. 시아파인 이들은 메디나에 있는 무함마드 신사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당시 택시기사는 소년의 어머니에게 “시아파 신자인가”하고 물었고 그녀가 “맞다”고 답하자 차를 세우고 다짜고짜 소년을 끌어내리고 알 틸랄 근처의 카페로 끌고 가 깨진 병으로 소년을 찔렀다.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아들을 살해한 것이다. 소년의 어머니는 비명을 지르며 온몸으로 남성을 제지했지만 아들의 죽음을 막아낼 수 없었다. 결국 눈앞에서 어린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 어머니는 실신했다.

당국은 용의자가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지만, 사우디의 시아파권리감시협회(SRW)는 이번 사건이 종파 증오에 따른 범죄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슬람 양대 종파 중 하나인 수니파의 종주국으로 이란과 시리아 등 시아파 국가들과 1400년 전부터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 사우디 국민 중 수니파가 90%를 차지하며 단 10%만이 시아파다.

자카리아의 죽음을 두고 종파 증오에 따른 ‘참수’라는 주장이 퍼지면서 SNS에서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라는 ‘#JusticeForZakaria’ 캠페인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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