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를 받는 김태우(44) 전 검찰 수사관이 12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수원지검에 출석해 약 12시간 30분에 걸친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날 밤 10시 40분께 조사를 마친 김 전 수사관은 취재진을 향해 “언론에 공표한 대로, 사실대로 다 얘기했다. 숨길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사 내용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 과정에 있었던 얘기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조사가 아직 끝난 것도 아니고, 몇 번 더 (소환 조사에) 나올 것 같다”고 답변했다.
추가 소환 일정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확정이 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며 마무리했다.
김 전 수사관은 이날 오전 10시쯤 수원지검에 도착해 “국가기능을 제자리로 정상적으로 돌려놓기 위해 국민께 청와대의 범법행위를 고발할 수밖에 없었다”며 “오늘 조사를 받게 되는데 제 행위가 정당한지 여부는 국민들께서 정당하게 판단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에서 활동하다 검찰로 복귀 후 해임된 김 전 수사관은 특감반 근무 당시 특감반장과 반부패비서관, 민정수석 등 ‘윗선’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이 포함된 첩보를 생산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지난해 12월 19일 김 전 수사관을 공무상 기밀 누설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검찰은 김 전 수사관이 소속됐던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수사를 맡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사건을 수원지검으로 이송했다.
그러나 김 전 수사관은 추가 폭로를 이어나갔다. 지난달 21일엔 자신이 해임된 것은 여권 실세에 대한 첩보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최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직후인 10일 김 전 수사관은 “드루킹 댓글조작 의혹 수사가 진행될 당시 이인걸 특별감찰반장이 반원들에게 수사진행 상황을 알아보라고 텔레그램 지시를 했다”고 추가 폭로하기도 했다.
1년 이상 논란의 중심이던 드루킹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에 관련한 폭로여서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다. 야권 일부에선 청와대가 드루킹 특검 수사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 전 수사관이 공익 제보자로 인정받을지 아니면 청와대 고발대로 공무상 비밀 누설로 기소대상이 될지를 놓고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