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전당대회를 개최해 정상적인 당 지도체제를 갖추려던 자유한국당이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최근 정당지지도에서 상승해 더불어민주당과 한 자릿수 격차로 추격중인 한국당이 잇따른 악재로 홍역을 치루는 중이다. 소속 의원인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이 지난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공청회에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규정하는 등 ‘5.18 폄훼’ 발언을 해 여야 4당으로부터 맹공을 받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까지 당했다.

한국당에서는 당론이 아니라며 선긋기에 나섰지만 의외로 파장이 큰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27전당대회에서 나설 일부 출마예정자들이 전대 연기를 요구했으나 관철되지 않자 홍준표 전 대표 등 4명이 출마를 포기하는 등 기대했던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대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친박세력의 지지를 얻는 등 득표활동 중에 지난 9일 유영하 변호사로부터 배박(배신한 친박) 소리를 듣고 그와 관련된 논란의 와중에서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 악화를 불식시키고자 한 마디했던 내용이 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황 전 총리는 11일 “(박근혜) 대통령이 그 어려움을 당하신 것을 보고 최대한 잘 도와드리고자 했다. ‘그러니까 이 정도에서 끝내자’고 해서 (최순실 수사에 대한 박영수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불허했다”고 밝힌 것인데, 민주당에서는 황 전 총리의 특검 발언에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박영수 특검이 2017년 2월 28일 활동기간 종료를 앞두고 수사가 더 필요하다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활동기간 30일 연장을 요청했다. 정치권의 야권에서는 특검 연장을 주장했지만 집권 여당인 자유한국당이 연장 불가 입장을 정했던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연장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박영수 특검은 활동기간 연장 없이 종료되고 말았다.

지금까지 박영수 특검 연장 관련 언급이 없었던 황 전 총리가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유 변호사의 말이 나오자마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위해 최대한 도와드렸다는 것이다. 도움을 준 방법이 최순실 수사에 대해 기간 연장 요청한 박영수 특검에 대해 요청사항을 불허했다는 것인바, 특검법의 취지와 국민의 법 감정을 근거로 판단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특정인을 위해 결정했다는 말이 된다. 황 전 총리가 자신에게 총리 자리를 준 박 전 대통령에게 보은하기 위해 그렇게 했다고 내심으로는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유리함을 위해 그렇게 언급한 것이라면 대단히 잘못된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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