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도끼에서 외교로
[정치칼럼] 도끼에서 외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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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1976년 여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도끼만행사건이 일어났다. 북한군이 시야를 가리고 있는 미루나무에 가지치기를 하려던 유엔 경비병에 도끼 만행을 벌인 것이다. 1960년대, 70년대에 북한은 우리나라에 무장공비는 물론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특수요원을 파견했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이 희생됐고 당시 영부인이던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서거했다. 과거에 북한은 육탄전으로 우리를 겁박했다. 남북이산가족, 북한관광, 개성공단 등 평온한 분위기에서는 이들 사업의 추진으로 화해모드를 만들고 뭔가 요구할 것들이 생기면 겁박의 수단으로 풀어놓은 남북사업을 옥죄었다.

그런 그들이 최근 선택한 것은 우리나라가 아니다. 직접적 겁박에서 간접적 겁박으로 마치 적군이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확보한 후 미국을 상대로 딜을 하기 시작했다. 직접적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방해하는 미군 물러가라는 원색적 일방적 요구가 아니다. 그들은 방법을 바꿔서 미국을 협상테이블로 불러내어 단 둘의 협상을 시작한 것이다. 갑작스레 장거리 미사일을 쏘며 미국을 위협했을 때 아무리 군사력을 키웠더라도 미국과 맞상대를 할 만큼은 아닐 텐데 왜 저럴까 하던 의구심을 품었을 것이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공포로 한반도가 급 냉각되고 전쟁의 시작을 전망할 만큼 강력한 긴장감을 주었다. 북미회담의 물꼬가 터지고 급 평화모드로 전환한 북한의 미소에 덩달아 손잡고 남북경계선을 넘나들며 백두산 천지까지 찍은 우리 대통령 내외의 모습이 세계 토픽이 됐다. 이제까지 만나던 북한 주석의 딱딱하고 굳은 표정과 움직임은 미소와 매너로 바뀌고 부드러워졌다. 일방통행이 아닌 배려와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 모습으로 보인다. 갑자기 그들의 살아온 목적이 바뀌었을까.

온갖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북미회담이 베트남에서 열릴 일정이 잡혔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이 직접 만난다.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에게 북한은 다양한 옵션을 걸어 자신들이 유리한 입지를 만들 것이다. 그런데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 협상에 자리를 만들지 못했다. 한미동맹으로 우리나라의 방위를 함께 하고 있는 미국이 어떤 카드를 그들에게 줄지 모른다. 최근 미국은 자국우선주의로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우선적으로 챙기고 있다. 경우에 따라 한미동맹의 협정이 그들의 이익에 따라 던져질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거론되고 있는 한반도의 종전이 결정될 경우 미군에게 방위를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완전 무장해제가 된다. 이 엄청난 안보 위기의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너무도 평온하다. 스스로 주장하는 남북의 평화모드에 너무 취해 있다.

북한은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전략적 협상에 임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외교적 라인을 통해 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김정은은 직접 중국에 들어가 시주석과 빈번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혼자가 아닌 미국에 대적할 수 있는 외교라인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얼굴에 만면한 미소와 자신감은 이렇게 뒤로 쌓아 놓은 외교 탑에서 기인한다. 과거 60년대 70년대 즉각적인 비난과 겁박이 아닌 미소로 주변국을 움직여 세련된 모습으로 우리나라를 조여 오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현실화 될 수 없음은 누구도 짐작할 수 있다. 그러한 그들과 협상테이블에 앉는 미국의 입장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익이 없다면 누구도 협상테이블에 앉지 않는다. 거래 이익이 있기 때문에 시작하는 협상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 나에게 닥쳐올 위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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