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중국 광저우 아오티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여자 평형 200m 결선에서 금메달을 따낸 정다래가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입에 물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수영 얼짱’ 정다래(19)가 12년 만에 한국 여자수영의 자존심을 세웠다.

평영 50m와 100m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정다래는 17일 평영 2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개인전 마지막 경기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정다래는 출발은 6위로 늦었으나, 50m에서 2위로 추격하더니 100m를 돌 때는 1위로 나서며 금메달을 기대하게 했다. 더욱 스피드를 높인 정다래는 상대 선수들과 격차를 벌였으나 150m 이후 중국의 쑨예와 지리핑 두 선수에게 바짝 추격당하기도 했다.

막판 힘을 낸 정다래는 결국 2분25초02의 기록으로 아슬아슬하게 결승점을 먼저 찍었고, 중국의 쑨예(2분25초27)와 지리핑(2분25초40)이 뒤를 이었다.

이로써 정다래는 1998년 방콕대회에서 조희연이 여자 접영 200m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12년 만에 여자 선수로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평영 종목은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의 쾌거였다.

특히 여자수영은 1986년 최윤희가 2회 연속 2관왕 이후 남자 선수들에 밀려 고개를 들지 못했다. 1990년에는 지상준이 남자 배영 200m에서 우승했고, 1994년에서도 지상준이 같은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방승훈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8년 조희연이 유일하게 금메달을 목에 걸며 잠시 주도권을 가져왔지만, 이후 2002년 김민석이 남자 자유형 50m에서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006년 박태환이 3관왕을 달성하면서 여자수영은 다시 남자들의 그늘에 가려졌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태환이 개인전과 계영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연속 따내자 온통 남자 수영에게 관심이 집중된 채 여자수영이 다소 외면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기대를 모았던 정다래가 평영 50m와 100m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시자 더욱 관심 밖으로 밀려났지만, 결국 정다래가 평영 2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여자수영은 비로서 자존심을 찾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이 3관왕, 정다래가 금메달 1개를 따내 총 4개로 수영 종목에서 역대최다 금메달 기록을 경신했으며, 남녀 동반 금메달도 사상 최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