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19 세계 기독교 박해 리스트 지도. (출처: 오픈도어선교회) ⓒ천지일보 2019.2.11
오픈도어선교회가 발표한 2019 세계 기독교 박해 리스트 지도. (출처: 오픈도어선교회) ⓒ천지일보 2019.2.11

오픈도어선교회, 올해 세계 기독교 박해 추세 분석 보고서

“11개국서 기독교 박해 극심… 중국 ‘종교사무조례’로 심화”

“위그루 지역에선 ‘재교육 캠프’도… 끌려간 이 소식 끊겨”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올해 세계 기독교 박해는 폭력적으로 이뤄진 이전 박해보다 체계‧합법적이면서 사회적인 억압구조인 ‘차별’과 ‘적대감’이 확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폭력 수준은 낮아졌지만 박해지수는 오히려 더 상승했다.

오픈도어선교회가 이달 소식지를 통해 올해 세계 기독교 박해 경향을 분석해 발표했다.

박해지수는 2012년부터 가속화하기 시작해 2016년 이후 기독교 박해는 더욱 심화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북한만이 ‘세계 기독교 박해 보고서’에서 박해 정도가 ‘극심한’으로 분류됐지만, 올해는 11개 국가가 이 같은 수준으로 분류됐다. 순위에 이름을 올린 나라는 1위부터 순서대로 북한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리비아 파키스탄 수단 에리트레아 예멘아랍공화국 이란 인도 시리아 등 11개국이다.

세계기독교 박해 경향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됐다. 국가 권위주의의 확산, 초강력 민족주의에 기초한 정부의 기독교 배척, 중동에서 사하라 사막 이남으로 과격 이슬람세력이 확산한 배경 등이다.

국가 권위주의 확산의 사례로 지목된 나라는 북한과 중국이다. 북한은 18년 연속 세계 기독교 박해 보고서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북한 정권이 다른 신념과 종교를 최고 영도자에 대한 정치적 범죄로 취급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또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진 나라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은 지난해 2월 1일부터 종교사무조례를 시행하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종교적 활동을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유치원과 주일학교가 문을 닫았고, 여름성경학교가 금지됐다. 교회는 18세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의 교회 출입 금지에 동의하고 서약해야 했다.

현재 중국교회들은 예배 전에 국가를 부르고 십자가보다 국가의 깃발 아래 모이고 있다. 심지어 일부 가톨릭교회들은 예수 성화 대신 시진핑의 사진을 걸어놓으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교회 모임은 방해을 받고 있다. 특히 중부에 위치한 농촌 헤난성에서는 교회 60%가 문을 닫았고, 동부 해안 저장성의 교회들의 십자가는 철거됐다. 십자가 크기와 위치, 색깔에 대해 철저하게 규제를 받고 있다.

정부가 통제하는 삼자애국운동에 등록된 교회들은 감시카메라 설치 등 규정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1500명이 모이는 베이징 최대 가정교회인 시온교회가 카메라 설치에 반대하면서 폐쇄됐다. 전자상거래에서도 성경이 최근 사라졌다. 성경은 국가가 승인한 교회의 서점에서만 판매가 가능하며 비공식적인 가종교회들은 내부 통로를 통해 성경을 판매하는 상황이다. 2017~2018년에 걸쳐 선교활동을 하거나 가정교회를 돕는다고 여겨지는 모든 외국인들은 중국 전역에서 추방을 강요당했다.

최근 위그르 무슬림이 45%에 달하는 신장 자치구에는 ‘재교육 캠프’가 시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무슬림 배경의 기독교인 6000명이 이 지역에 살고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캠프에 끌려가 소식이 끊겼다는 설명이다.

베트남도 종교를 국가 안전에 대한 사회적 문제와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종교사무위원회’를 설치했다. 미얀마의 상황도 상당히 심각하다. 기독교인 수천명이 피살됐으며, 최소 12만명은 카친 주로 피신해 있다. 새로운 교회 설립은 허가되지 않고 있으며 모든 교회와 선교사, 교사, 목회자는 조사를 받으며 외국인 사역도 금지됐다.

초강력 민족주의에 기초해 정부가 기독교를 배척하는 나라로는 인도, 네팔, 부탄, 터키가 꼽혔다. 인도에서는 인도인민당이 집권한 이래 점점 더 극단적인 과격 힌두주의가 촉진되고 있다. 29개 주 중에서 8개주는 반개종법을 통과시켰다. 개종하려는 사람은 지역 관청에 한 달 전에 통보를 해야 하고 정부의 심문을 받아야 한다.

인도에서는 새로 제정되거나 개정된 법에 의해 기독교가 세운 학교와 병원, 고아원, 자선기관, 교회와 같은 외국 기관들은 종종 공격대상이나 폐쇄 대상이 되고 있다.

2014년 5월 모디 총리 집권 이래 기독교인에 대한 핍박 강도가 더욱 거세졌는데, 폭력 사고가 일어나도 경찰이나 지방관리 등 정부 기관이 무처벌로 다루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도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대부분은 낮은 카스트나 불가촉민으로 여겨진다.

선교회는 최근 추세로 교회 지도자뿐 아니라 사모와 어린 자녀들을 협박하고 강간하기도 한다고 보고했다. 근래 선교회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사건만해도 최고 1만 2500명의 기독교인과 100여개 교회가 공격을 당했고, 적어도 200명이 단지 신앙의 이유만으로 체포됐고 최소 10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설명이다.

국민 대다수가 힌두교도인 네팔이나 불교도인 부탄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동안 국수주의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세계기독교 박해의 세 번째 경향은 중동지역의 이슬람 무장세력(IS)의 폭력과 여타 세력이 퇴패하면서 근거지를 중동에서 상실하는 동안 무장 군인들이 다양한 지역으로 흩어지는 상황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집트에는 1억에 가까운 콥트교회가 있는데, 시나이반도에 있는 IS가 지역사회에 공포를 확신시키면서 콥트교회를 소멸하려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에 위협을 받는 나라는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 등이 있다. 높은 수준의 박해지수를 보여주는 국가 중 50위권 밖에 있는 23개 국가에서 18개 국가는 사하라 이남에 위치한 나라다. 모로코 지부티 콩고 카메룬 탄자니아 니제르 차드 부르키나파소 우간다 기니아 남수단 모잠비크 감비아 아이보리코스트 부룬디 앙골라 토고 르완다 등이다. 약 30개의 이슬람 무장단체들이 사하라 이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선교회는 “많은 나라들이 폭력의 영역에서 뚜렷한 상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박해 수치는 상승했다”며 “죽음과 파괴로 치닫는 폭력사태를 제외하더라도 차별과 적대감을 드러내는 보다 체계적이고 합법적이며 사회적인 억압구조가 확산됐음을 의미한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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