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사법부 적폐청산, 적법하고 신중해야
[시사칼럼] 사법부 적폐청산, 적법하고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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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새 정부가 출범한 이래 적폐청산이란 용어는 듣는 자의 성향에 따라 개혁을 상징하기도 하고, 정치보복을 상징하기도 한다. 적폐청산은 구시대의 부정과 부패, 비리와 전횡에 의한 불법·위법·탈법행위를 한 자에 대해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며, 특히 직권남용이나 공무집행방해 등을 통한 국기문란행위에 대해 단죄하겠다는 새 정부의 강력한 국정방향이다. 적폐청산은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 특히 권력기관이라 할 수 있는 국정원과 재판거래를 통한 사법농단 의혹을 받는 사법부가 주요 대상이다. 

적폐청산의 당위성은 옳다. 적폐가 있으면 이것은 반드시 청산돼야 한다. 적폐를 그대로 덮어두고 공정사회를 만들어 갈 수는 없다. 문제는 무엇이 적폐이며 어떻게 그 적폐를 적법하게 청산하는가 하는 방법론에 있다. 적폐의 기준이 특정 정권이나 정파의 관점에서 왜곡되게 정해지면 그 또한 미래의 적폐일 수 있기에 결국은 과거의 적폐가 미래의 적폐를 낳는 악순환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내로남불식의 적폐청산은 국민갈등과 분열의 씨앗이 되어 궁극적으로 국민통합을 깨고 남남갈등을 유발해, 그것이 남북통합의 절대적 장애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적폐청산의 올바른 방향성과 방법론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 요구된다. 특히 사법부에 대한 정부나 정권차원의 적폐청산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사법부는 독립성의 유지가 생명이다.

사법부가 입법부 또는 행정부로부터 간섭이나 방해를 받기 시작하면 그 결과는 삼권분립의 훼손은 물론이거니와,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인 사법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게 되고, 이것은 재판의 불복으로 이어져 사회의 불안과 무질서를 조장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법부는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되는 등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사법부의 진정한 독립을 담보할 수 있는 입법적·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권력자는 사법부를 권력의 종속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사법부 길들이기를 인위적으로 하려는 발상은 없어야 한다. 왜냐하면 사법부의 독립은 삼권분립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둘째, 정치권은 정치적 성격의 재판결과에 대해 권력을 휘두르며 겁박해서는 안 된다. 재판장을 탄핵 운운하는 것은 사법부에 대한 모독이며 재판결과에 대한 떼법적 불복이다. 사법부의 권위를 세워 주며 적법절차에 따른 대처를 통해 그들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재판부를 협박하는 태도는 재판의 독립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사법불신을 부추겨 법치주의의 퇴보를 가져올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것이다.

셋째, 건강한 사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법학교육과 법조인 양성제도의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의 제도는 사법부 발전을 기약할 수 없는 매우 형해화된 제도와 과정을 통해 특권의식이 몸에 밴 법조인을 양성하고 있으므로 선진적 법조문화의 정착이 어렵다.

넷째,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과도한 이기적 요구를 접어야 한다. 분쟁을 심판하는 재판은 반드시 승자와 패자가 상존한다. 재판에서 진 경우 승복하며, 적법한 권리구제절차를 통한 권리회복의 방법을 찾는 슬기가 필요하다.

다섯째, 사법부의 셀프개혁을 위한 강력한 대안의 제시가 필요하다. 과도한 권위주의를 버리고 국민에게 다가서는 신뢰받는 사법부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전관예우, 끼리끼리 문화에 의한 그들만의 리그, 특권의식을 비롯한 기존의 실질적 적폐를 스스로 해체할 용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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