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진 싱가포르 센토사섬 회담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2019.1.19
지난해 6.12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진 싱가포르 센토사섬 회담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인스타그램) 2019.1.19

평양실무회담 후 발표… 美 양보한듯

김정은 항공이동거리·국빈방문 고려

‘미사일 대신 경제’ 상징적 의미 내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 2차 정상회담의 장소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가 중부 해안 휴양지 다낭을 제치고 낙점을 받았다. 오는 27~28일 예정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2차 회담이 장소까지 확정되면서 본격화하고 있다.

베트남 개혁·개방의 심장부인 하노이는 지난해 6월 12일 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 이어 북한이 미사일을 포기하고 경제 개방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할 역사적인 외교 이벤트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국가로 베트남을 지목하면서 수도 하노이와 세계적 휴양지 다낭이 후보로 떠올랐다. 북한은 하노이를 선호하고, 미국은 다낭을 선호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평양에서 서울로 돌아온 비건 특별대표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 트위터를 통해 하노이가 개최 도시임을 밝혔다.

북미 양측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한국시간으로 지난 6∼8일 방북해 김혁철 북한 국무위 대미특별대표(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실무회담을 벌이면서 장소도 최종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북미 양측은 개최 장소를 놓고 정치적인 상징성을 비롯해 경호·의전·시설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하며 고민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에 장소를 양보하면서 실리를 취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CNN방송은 “하노이와 다낭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경합을 벌였다”며 “장소 선택은 미국에 의한 작은 양보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은 “북한이 대사관 때문에 하노이를 선호했으나 미국은 201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이미 충분한 점검을 마친 다낭을 선호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노이는 김정은에게 베트남 지도자들과 별도의 회담을 열 수 있게 한다”며 “그의 국제적 지위를 강화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트남 하노이는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기의 이동거리 등을 이유로 유력 후보지로 꼽힌 바 있다. 하노이에는 북한 대사관이 위치해 있기도 하다.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베트남 국빈방문을 추진 중인 점도 하노이가 낙점된 이유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해 베트남 국가 주석, 총리와 회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이곳을 방문하면, 김 위원장은 국제 외교무대에 공식 데뷔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도 베트남 하노이는 과거 적대국에서 현재 동반자 관계로 전환된 점과 더불어 북한에 미사일을 대신한 경제 중심의 개혁·개방 모델을 보여줄 최적의 장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미회담의 하노이 개최를 발표하면서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력 아래 ‘대단한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며 “북한은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인데, 경제로켓”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국과 관계정상화를 이루고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회담 개최 도시가 베트남 하노이로 최종 결정되면서 10여일밖에 남지 않은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의 의제 조율과 함께 의전·실행계획 협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주도로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면서 "북한은 다른 종류의 로켓이 될 것이다. -경제적인 로켓!"이라고 말했다. (출처: 트위터) 2019.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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