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왼쪽)와 김혁철 전 스페인 북한 대사 (출처: 연합뉴스)
북미 실무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왼쪽)와 김혁철 전 스페인 북한 대사 (출처: 연합뉴스)

이도훈 본부장과도 만나 후속 협상 전략 논의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측과의 실무협상을 위해 지난 6일 방북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8일 한국으로 돌아온 가운데 1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날 예정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10일 오전 10시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해 방북 협상 결과를 공유한다. 우리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본부장과도 만나 후속 협상 전략을 논의한다.

비건 특별대표는 일본에도 협상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교도통신은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8∼9일 서울에 파견돼 비건 특별대표 및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교섭본부장과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난 6일 보도했다.

앞서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오후 7시쯤 미군 수송기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로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특별대표는 평양에서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정상회담 합의문에 들어갈 비핵화 이행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과 주요 언론 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지 못했다고 비판해 왔다.

트럼프 정부는 이런 회의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2차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성과를 끌어 내야 하는 입장이다.

비건 대표는 특히 이번 평양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플루토늄 등의 농축시설에 대한 폐기 등 플러스알파(+α)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면담 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와 파기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한 외국 전문가들의 사찰·검증을 약속했으며, 이에 세부계획도 실무협상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은 플루토늄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시설도 갖춘 북한 핵 개발의 역사이자 상징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원자로뿐만 아니라 방사화학실험실과 동위원소 생산가공연구소 등 핵 개발 관련 실험·연구시설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해 390개 이상의 건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영변 핵폐기와 농축우라늄 시설 사찰 수용 등은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단계적 방안에서 첫 단추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미국 방북단에는 의전 담당자들도 포함돼 있어 베트남 다낭과 하노이 중 정상회담 개최 도시를 확정하는 문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했을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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