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11일쯤 기소… ‘사법농단’ 수사 마무리 수순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검찰이 오는 11일쯤 양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등도 함께 기소될 전망이다. 이로서 8개월간의 ‘사법농단’ 의혹 수사가 일단락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법조계 따르면 검찰은 이번 주 안에 사법농단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핵심 인물에 대한 혐의 다지기에 매진했다. 지난 6일 설 연휴에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막바지 조사에 열을 올렸다.

지난달 24일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한 검찰은 40여 개에 이르는 혐의에 대한 입장을 다시 듣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진술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기존 태도를 바꾸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설 연휴 전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다. 구속영장 발부 뒤 10일 동안 피의자를 조사할 수 있는 검찰은 한 차례 구속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연장된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 기간은 오는 12일 만료되는데, 그 전에 재판에 넘기려는 것이다.

사법농단에 관련된 인물들만 100명이 넘고 의혹 자체도 워낙 범위가 넓고 방대하기 때문에 한 번의 기소로 모든 수사가 마무리 될 수는 없다는 것이 검찰 입장이다. 이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 등 사법농단의 정점에 있는 인물들부터 먼저 기소되는 것이란 분석이다.

그 대상은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그의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며 여러 혐의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박·고 전 대법관이 될 전망이다.

이외에 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 전 대법관을 포함해 이인복 전 대법관, 이민걸 전 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도 기소 대상으로 거론된다.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첫 번째 구속대상이었던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추가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말 구속된 뒤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임 전 차장은 몇 차례 소환에 불응하다가 최근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판사 블랙리스트’ 등 법관 인사 불이익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 100여 명의 기소 여부도 이달 안에 결정해 수사를 끝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