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자녀 출산 전후 휴가사용 40%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많은 수의 직장여성이 자녀를 임신하고 출산한 뒤에 자신이 하던 일을 계속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전문지 ‘보건복지포럼’에 담긴 ‘일·가정양립 실태와 정책함의’ 보고서(이지혜 전문연구원)에 따르면 ‘2018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자료를 이용해 기혼여성의 일·가정양립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
연구팀은 15~49세 기혼여성 가운데 자녀 임신 직전에 직장에 다니던 여성들을 대상으로 자녀출산에 따른 경력단절 경험을 조사했다.
그 결과 첫째 자녀를 임신한 취업 여성(5905명)의 65.8%가 둘째 자녀를 임신하기 전에 하던 일을 그만두었거나(50.3%), 다른 일을 한 것(15.5%)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이 발생하는 시기는 대부분 출산 전이었다. 출산하기 전에 일을 그만둔 경우는 첫째 자녀 임신 후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의 81.3%에 달했다.
첫째 자녀 임신 뒤에도 하던 일을 이어간 직장여성은 34.2%에 그쳤다.
다른 집단보다 일을 계속할 수 있던 직종은 ▲취업 당시 직종이 관리직·전문직 ▲종사상 지위별로 비임금근로자 ▲직장 유형이 정부기관·공공기관 등의 경우였다.
연구팀은 정부기관·공공기관과 같이 일·가정양립제도가 잘 갖춰지고 이용 환경이 좋다면 다른 집단보다 하던 일을 계속하기 쉬운 것으로 풀이했다.
출산 전후 휴가 사용 비율은 2001년 이전 첫째 자녀를 출산한 경우 25.1%에 머물렀다. 2011년 이후 출산한 경우에선 50%로 늘어났다.
아울러 경력단절을 겪지 않은 여성은 88.2%가 출산 전후 휴가를 썼으나,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은 17.0%만이 출산 전후 휴가를 사용했다. 한번의 경력단절 경험이 추가적인 휴가 사용에 대한 생각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 사용도 출산 전후 휴가와 비슷한 양상을 띄었다.
비임금근로자를 제외한 첫째 자녀 임신 전 취업 여성의 21.4%만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것으로 나왔다.
2001년 이전에 첫째 자녀를 출산한 경우 5.3%만이 육아휴직을 사용했지만, 2011년 이후 출산한 경우에는 36.7%가 육아휴직을 썼다.
육아휴직 사용 비율은 경력단절을 경험하지 않은 경우 48.5% 정도였다면 경력단절을 겪은 경우엔 8.5%로 급락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