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중 업무오찬 후 통역 없이 잠시 산책에 나섰다. (출처: 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날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중 업무오찬 후 통역 없이 잠시 산책에 나섰다. (출처: 뉴시스)

하노이, 북한 대사관 소재지 의전·경호 수월

다낭, 고립지형으로 외부와 차단, 경호 유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개최 도시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1차 북·미 정상회담은 회담 한 달 전에 시기와 장소가 최종 결정됐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3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도 개최 장소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어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과 미국은 각각 베트남 하노이, 다낭 두 도시를 놓고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 의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벌였던 1차 회담과 같이 이번에는 장소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는 모양새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시간) “미국과 북한이 베트남에서의 핵 협상에 앞서 회담 개최지 선정이라는 긴급한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정상회담과 같은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약 3주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양측이 서둘러 개최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북한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이 있으면 의전과 경호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싱가포르를 선뜻 받아들인 것도 북한 대사관 소재지인 점이 영향이 컸다.

또 북한이 하노이에서 회담을 진행할 경우,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외에도 베트남 지도부와 양자 외교를 추진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베트남 국빈방문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프랭크 자누지 전 미 상원 외교위 정책국장은 WP에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평화 프로세스 추진과 동시에 북한을 아시아와 세계무대에서 정상국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하노이를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미국은 고립된 위치에 있는 다낭에서의 개최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비핵화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실제 1차 북미회담장소로 선정됐던 센토사 섬은 본토와 연결된 700여m 길이의 다리와 케이블카, 모노레일 등만 차단하면 외부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는 점이 큰 이점으로 작용했다.

다낭은 싱가포르 센토사섬과 비슷한 환경을 갖췄다. 특히 다낭의 북동쪽에 위치한 인터컨티넬탈 호텔은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과 같이 경호 여건이 뛰어나다.

또 다낭 해안가에 위치한 쉐라톤 호텔이나 푸라마 리조트도 주변 다리 등 몇 곳만 차단하면 교통 통제가 수월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차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베트남 다낭이 유력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한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최근 다낭을 찾아 해변에 위치한 호텔 객실을 수백 개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스티브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8일 서울을 방문해 협상 결과를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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