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에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카슈끄지의 사진을 들고 있다. 15일 미 언론들은 일제히 사우디 정부가 실종된 자국 언론인이 심문 도중 실수로 사망했다고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反) 사우디 기자인 카슈끄지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전후로 실종돼 살해됐다는 추정이 나왔다. (출처: 뉴시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관 앞에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실종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는 시위가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카슈끄지의 사진을 들고 있다. 15일 미 언론들은 일제히 사우디 정부가 실종된 자국 언론인이 심문 도중 실수로 사망했다고 밝힐 계획이라고 전했다. 반(反) 사우디 기자인 카슈끄지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전후로 실종돼 살해됐다는 추정이 나왔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엔 특별보고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에 비판적이었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해 사우디 정부가 살해를 계획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아녜스 칼라마르 유엔 즉결처형에 관한 보고관은 “터키에서 수집된 증거를 볼 때 카슈끄지는 사우디 정부가 계획하고 실행한 잔혹한 살해의 희생자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칼라마르 보고관은 지난달 25일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이 구성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 진상 조사단 단장으로 임명됐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이달 3일까지 3명의 조사관과 터키에서 조사를 진행했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사우디 관료들은 범죄 현장을 조사하려는 터키의 노력을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터키 정보기관이 입수한 카슈끄지 피살 사건 당시의 음성 파일을 들을 수 있었으며 섬뜩하고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해 사우디 정부는 아직까지 공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칼라마르 보고관은 재판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면서 사우디를 방문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줄 것으로 사우디에 촉구했다.

한편 카슈끄지는 지난해 10월 2일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러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 갔다가 피살됐다. 그의 시신은 훼손된 뒤 버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직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사건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는 사건 연관성을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사건 현장에서 음성 파일 등의 증거물이 나오면서 사우디 정부는 카슈끄지의 귀국을 설득하려고 터키에 파견된 현장 팀장이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다.

사우디 검찰은 카슈끄지 사건과 관련해 현장 책임자 등 11명을 기소했고 이 가운데 5명은 사형 선고를 받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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