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직선제와 간선제
[인권칼럼] 직선제와 간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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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민주주의는 자유와 평등이란 두 가지 이념이 기본적 바탕이 된 정치원리이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국민이 스스로 자기를 지배하는 것이다. 그런데 루소가 언급한 것처럼 국민이 치자(治者)이면서 피치자(被治者)로서 국정에 직접 참여해 운영자가 되면 좋겠지만, 수백만 이상의 사람으로 구성된 국가공동체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루소의 자동성원리는 이상에서만 가능할 뿐 현실에서는 기본적 이념만 인정될 수밖에 없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이상을 현실 정치에서 실현하기 위해 도출한 간접민주주의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국민을 대신하는 대표를 선출해 국정을 운영하는 대의제 민주주의는 이를 위해 선거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의 실현방법인 선거제도는 공정하고 투명해야 민주주의의 이념에 합치된다. 그래서 선거제도에서 자유선거와 평등선거 및 보통선거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선거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헌법은 제41조와 제67조에서 선거원칙으로 평등·보통선거뿐만 아니라 직접선거를 명문화하고 있다. 선거원칙에서 직접선거는 간접선거에 대응하는 선거방법이다. 직접선거는 선거권자가 직접 피선거인을 선거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반해 간접선거는 선거권자가 먼저 특정 수의 중간선거인을 선출하고, 이 중간선거인이 대표자를 선거하는 제도를 말한다. 간접선거는 두 단계의 선거절차를 거치는 특징을 갖는다.

직접선거와 달리 간접선거는 직접 대표자를 선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선거권자의 의사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고 선거결과가 중간선거인의 개입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선거권자의 의사가 중간선거인을 단순한 매개인으로 하는 경우, 그대로 선거에 반영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중간선거인이 의미가 없는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간접선거는 선거권자의 의사가 선거결과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여러 차례 간접선거를 채택해 실시했다. 소위 간선제라고 불리는 간접선거는 1948년 헌법에서 초대 대통령을 국회에서 선출한 것과 1960년 제3차 개헌헌법에서 의원내각제를 선택함으로써 대통령을 국회에서 선출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그 후 1972년 소위 유신헌법에서 통일주체국민회의와 1980년 제5공화국 헌법에서 대통령선거인단에 의한 대통령 선출에서도 간접선거를 채택했다.

1980년 헌법의 대통령 간선제는 국민의 직선제 열망을 촉발했고, 국민의 민주화 운동으로 인한 1987년 헌법은 대통령 직선제를 선택함으로써 우리나라에서 간선제는 막을 내렸다. 그렇지만 간접선거가 직접선거에 대응하는 선거제도라고 하여 정당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1960년 헌법의 의원내각제에서는 대통령을 국민의 직접선거가 아닌 국회에서 간접선거를 선출했지만, 이를 반민주적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미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각 주에 할당된 선거인단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하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선거인단 선거를 통한 간접선거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각 주가 선거인단 선거에서 이미 특정 후보에 대한 찬·반을 명시하기 때문에 대통령선거에서 선거인단이 의사를 변경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간접선거 형태의 직접선거라고 한다. 지구상 대다수 국가는 민주주의 이념에 따라 직접선거를 채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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