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본지는 G20 정상회의 취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BBC, AFP 등 외신 기자 10여 명을 초청해 프레스 투어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6.25 전쟁 당시 북에 가족을 두고 피난 온 실향민도 함께했다.

올해 89세의 실향민이 망배단 앞에서 “엄마”를 부르며 오열할 땐 모두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G20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했던 모스크바 대학 교수이자 서울대 노어노문학과 초빙교수인 슬래스튜쉰스키 교수는 실향민의 아픔과 통일의 절박함을 기회가 될 때마다 전하겠노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외신 기자들은 이번 투어를 통해 DMZ 등 분단의 현장을 둘러보고 실향민의 호소를 들으며 G20 의장국 대한민국의 이면을 보았다. 그들은 한결같이 매우 뜻깊은 투어였노라고 천지일보와 통역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투어에 참여한 모 외신 기자는 북한이 무너지면 통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단순한 논리를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가 원하는 통일은 지리적 통일만이 아니다. 한 민족으로서 사고의 통일이 더 중요한 통일일 것이다.

얼마 전 ‘통일기금과 국민운동’이란 주제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홍성국 전 통일부 국장은 “경제학자들이 분단비용에 대한 언급 없이 각자 다른 기준으로 통일비용을 계산하는 데 큰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분단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통일하는 게 가장 경제적인 통일”이라고 주장했다. 통일비용을 우려하며 통일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참조할 만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한동안 통일은 민족의 숙원에서 부담으로 변질되어가는 느낌마저 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투어를 통해 분단된 한국의 실상과 아픔을 직접 보고 돌아간 외신 기자들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나 대한민국의 통일문제를 다룰 때 이전과 다른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아무쪼록 그들이 대한민국의 통일을 얘기할 때 특정 국가의 편이 아닌 실향민의 마음과 우리 국민의 통일 염원을 글로 담아내는 통일의 지지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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