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여중생이 어린이에게 일명 ‘로우킥(하단 차기)’을 날려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방송사가 공개한 관련 CCTV 영상에는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 한 건물에서 한 여중생이 건물로 들어오는 어린아이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건물 계단 쪽에 모여 있던 두 명의 여중생 중 한 명은 태권도 학원에 가려던 6살 오모 군에게 갑작스러운 발길질을 했다. 이에 오 군은 몇 걸음 못 가 그대로 푹 고꾸라지면서 계단 모서리에 얼굴을 들이받아 앞니 두 개가 부러졌다.

오 군이 울음을 터뜨리자 상해를 가한 여중생과 친구들로 보이는 학생들은 반대편 출구로 달아났다. 특히 이 여중생은 오 군보다 먼저 건물에 들어섰던 다른 어린이에게도 폭행을 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가해자로 밝혀진 김모(14) 양은 동급생들에게 금품을 빼앗아 이미 정학을 받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0대들의 ‘거침없는 로우킥’ 사건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기억하는가. 지난해에도 비슷한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관련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불구속 입건된 고3 학생들은 자신들이 중학교 3학년일 때 가위바위보를 해 진 사람이 어린아이를 발로 차 넘어뜨리는 내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 외에도 10대가 반항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괴롭히거나, 햄스터를 믹서기에 넣고 돌리는가 하면, 장난으로 노인 얼굴에 음식 쓰레기를 투척해 구설에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상해 및 폭행을 가해자들은 ‘장난’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단지 ‘장난’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행동 탓에 발생할 수 있는 결과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사고를 치고 붙잡힌 10대들이 하나같이 ‘이렇게 문제가 커질지 몰랐다’고 변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력한 처벌로 경각심을 일깨워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대안이겠지만, 그보다는 청소년의 윤리의식을 바로잡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남을 괴롭히면서 즐기는 ‘가학성’의 본질과 그러한 성향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개별 학교가 아닌 교육 당국 차원에서의 분주함 움직임과 함께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 멀쩡히 태권도 학원을 가던 아이의 앞니가 부러지는 걸 본 학부모는 가슴이 찢어진다고 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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