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끝)은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을 하는 사진이 현지시간 1월 19일에 공개됐다. 빨간 원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 오른쪽 맨 끝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이며, 오른쪽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각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다. (출처: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 트위터) 2019.2.1
지난 1월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끝)은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면담을 하는 사진이 현지시간 1월 19일에 공개됐다. 빨간 원은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 오른쪽 맨 끝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이며, 오른쪽 두 번째와 세 번째는 각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다. (출처: 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 트위터) 2019.2.1

김혁철-비건, 평양서 ‘영변핵-대북제재’ 협상 이틀째

北 영변 핵시설 폐기·우라늄 농축시설 사찰 가능성

美, 종전선언·개성공단·남북철도공사 등 카드 내밀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과 미국의 2차 정상회담이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양국의 70년 적대관계를 종식할 역사적인 무대가 될 것인지가 북·미 실무회담에 달렸다. 평양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의 실무협상이 7일로 이틀째를 맞이했다.

실무협상의 내용은 여전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미국 국무부와 북한 주요 매체도 이와 관련한 내용을 함구하고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해 6일 평양을 향하면서도 구체적인 복귀 일정 등도 밝히지 않았다. 이는 김 전 대사와 함께 진행하는 실무협상이 쉽지만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이며, 동시에 유의미한 결론을 이끌기 위한 북·미 양측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건 대표가 평양행을 향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애초에 판문점에서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깨고 전격적으로 북한의 중심부인 평양을 향했다는 것은 양측 모두가 타협 의지를 갖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어느 수준에서 주고받느냐다. 미국의 민주당과 주요 언론 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미국 내 회의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달 말 베트남 개최 예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성과를 이끌어 내야 하는 입장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이달 말로 잡힌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측과의 협상을 위해 입국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이달 말로 잡힌 2차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북측과의 협상을 위해 입국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특히 비건 특별대표는 이번 평양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플루토늄 등의 농축시설에 대한 폐기 등 플러스알파(+α)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면담 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와 파기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대한 외국 전문가들의 사찰·검증을 약속했으며 이에 세부계획도 실무협상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은 플루토늄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시설도 갖춘 북한 핵 개발의 역사이자 상징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원자로뿐 아니라 방사화학실험실과 동위원소 생산가공연구소 등 핵 개발 관련 실험·연구시설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영변 핵 단지에는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해 390개 이상의 건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변 핵폐기와 농축우라늄 시설 사찰 수용 등은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단계적 방안에서 첫 단추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의 이러한 비핵화 조치에 대해서 미국도 ‘제재완화’ 등 적극적인 상응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논평에서 “북한의 비핵화 1단계 조치인 영변핵시설 영구폐기에 이어 2단계 조치나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려면 미국도 제재완화에 전향적으로 유연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와 플러스알파를 시행할 경우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남·북·미·중의 협상 개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관광 재개,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공사 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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