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에 딱 좋은 나무] 우리 민족과 독립 정신의 상징 ‘무궁화’
[내 몸에 딱 좋은 나무] 우리 민족과 독립 정신의 상징 ‘무궁화’

 

무궁화는 봄에 꽃을 피우는 대부분 나무와 달리 한여름 더위를 이겨내면서 100일 넘게 2000~5000송이의 꽃을 피우는 꽃이다. 높이 3~6m까지 자라는 낙엽활엽소교목으로 극한 기후를 제외한 북반구 온대 대부분 국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고조선 이전부터 우리 민족과 인연을 맺어 왔으나 늘 사랑 속에 자란 것은 아니었다. 일제 강점기 많은 애국지사가 무궁화를 우리 민족과 독립 정신의 상징으로 내세우면서 일제에 의해 무궁화나무가 닥치는 대로 뽑혀나갔다. 또 ‘만지면 부스럼이 난다’ 등 근거 없는 속설을 퍼뜨려 지금까지도 ‘진딧물이 들끓고 병충해가 많다’ 등 안 좋은 인식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무궁화의 진딧물 피해는 나무의 생사를 좌우할 만큼 크지 않을뿐더러 새싹이 나오는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저독성 살충제를 한, 두번 살포하는 것으로 간단히 방제된다. 이는 꽃꽂이용으로 출하되기까지 10여차례 농약을 뿌려야 하는 장미나 국화와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무궁화는 예로부터 맛이 순하고 영양분이 많아 백성들의 반찬거리나 약재로 이용돼 왔다. 어린잎은 된장국에 넣어 먹었고, 줄기와 뿌리의 껍질은 ‘목근피(木槿皮)’라 해서 치질이나 불면증을 치료했다. 잎은 ‘목근엽(木槿葉)’이라 해서 열을 내리거나 무좀을 치료하는 데 사용됐다. ‘동의보감’에서도 ‘순하고 독이 없으며, 장풍(결핵성 치질에 의한 출혈)을 멎게 하고 설사한 후 갈증이 심할 때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현대과학을 통해 밝혀진 무궁화는 그 근연종들의 유용성분 중 대표적인 것으로 ▲노화 지연, 종양 억제,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사포나린 ▲지방 배출 촉진과 식욕 억제에 도움을 주는 하이드로시트르산 ▲자외선에 의한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진 시리아쿠신 등이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기능성 식품과 차(茶)류, 화장품 제조에 특히 유용해 세계적으로 관련 연구 및 특허가 급증하고 있다.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정리: 이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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