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위대함을 선택하기(Choosing Greatness)’를 주제로 내세운 이민과 무역 정책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를 촉구했다.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의 연방의회에서 90여분간 진행된 신년 국정연설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배정해 달라는 주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층 강화된 보호무역 기조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먼저 취임 후 2년간 자신이 이룬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대선 2년 후 우리는 전례 없는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53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와 60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했다. 오늘날 미국 경제는 내가 취임했을 때보다 2배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업률은 지난 50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자찬했다.

또 “미 행정부는 단기간에 그 어떤 전임 정부보다도 많은 규제를 철폐했다”며 “감세 법안과 규제 철폐로 이제 기업들이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에너지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은 에너지 부분에서도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고 있다”며 “미국은 이제 세계 1위의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이 됐다. 65년 만에 순 에너지 수출국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급속한 진전을 이뤄내면서 전세계의 부러움이 됐다”며 “미국의 군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하다. 미국은 다시 한 번 매일 승리해 나가고 있다. 우리의 국정 현황은 매우 굳건하다“고 말하자 현장의 의원들과 참석자들은 “USA! USA!”를 외치기도 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남쪽 국경에 제대로 된 강철 장벽을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멕시코와의 국경에 세우려는 것은 전략적이며, 반대편이 보이는 강철 장벽으로, 단순한 콘크리트 벽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남쪽 국경을 지키기 위해 정부에 자금을 제공할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의회가 이제 10일을 남겨두고 있다고 이를 반대해온 민주당을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안이 통과돼야 미국을 지킬 수 있다”며 “미국이 불법 이민자를 차단하고 무자비한 (범죄) 카르텔, 마약밀매, 인신매매업자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의지를 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또 MS-13 갱 유입 등 불법 이민자 범죄의 심각성을 부각하면서 네바다주 리노에서 불법 이민자에 의해 살해된 노부부의 증손녀들을 소개시키기도 했다.

【워싱턴DC=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무역 정책’을 설명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만약 다른 국가가 미국산 제품에 불공정한 관세를 부과한다면, 그들이 우리에게 판매하는 같은 제품에 같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해달라”면서 이른바 ‘호혜무역법(Reciprocal Trade Act)’ 입법화를 촉구했다.

또 “우리의 놀라운 경제적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 수십년간의 재앙적인 무역 정책들을 뒤집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전문 폴리티코는 호혜무역법에 대해 “미국산 수출품이 불공정하게 다뤄진다고 판단되면, 현직 대통령이 특정 수입품의 관세를 올리거나 해당 국가의 관세·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협상에 곧바로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현재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국에 대해서도 물러서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수십 년간 우리 산업을 겨냥하고 우리의 지식재산권을 훔쳤다”면서 “이러한 미국 일자리와 부의 도둑질을 끝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25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했고, 미 재무부는 그동안 우리에게 10센트 동전도 내지 않았던 국가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비난하지 않겠다. 이런 엉터리가 일어나도록 했던 우리 지도자들의 책임”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존경하고 지금 새로운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그것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끝내고 만성적자 적자를 줄이고 미국 일자리를 지키는 구조적인 변화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역사적인 무역 실수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으로 알려진 재앙이었다”며 "우리는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와의 무역 협정인 USMCA로 NAFTA를 대체하고 미국 노동자들에게 제조업 일자리, 농업 확장, 지식재산권 보호, 더 많은 자동차를 되돌려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기반시설 재건, 건강보험료와 처방의약품비를 낮추는 등 의료혜택 제공, 국방과 안보, 유대교 증오범죄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을 알렸다.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에서 국정연설이 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여성이 의원으로 당선됐다”고 말하자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의회에서 국정연설이 열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여성이 의원으로 당선됐다”고 말하자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또 여성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여성들이 일을 하고 있다”며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여성이 의원으로 당선됐다”고 말했다. 이에 다같이 흰색 옷을 입고 참석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박수가 쏟아지면서 다시 한 번 “USA! USA!”라는 외침이 나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언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 모두 흰색 옷을 입고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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