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9년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찾은 학생과 구직자들이 채용 관련 정보를 얻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19년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를 찾은 학생과 구직자들이 채용 관련 정보를 얻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서울 학생이 4년 뒤 90만명 아래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6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9~2023년 중기교육재정계획’에 따르면 올해 95만 9200여명인 공사립학교 학생은 2023년 88만 9600여명으로 7.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와 내년 사이 2만 1400여명이 줄어 감소폭이 가장 크고 2022년과 2023년간 1만 6600여명이 줄면서 ‘90만명선’이 무너질 전망이다. 지난해 100만명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곧 90만명을 밑돌게 되는 셈이다.

지난 2003년 서울 학생은 158만 1700여명이었다. 교육청 예상대로라면 불과 20년 새 학생이 43.8%(69만 2100여명)나 감소하게 된다. 한 세대 전인 1993년에는 학생이 200만명을 넘었다.

이에 학급당 학생 수는 평균 18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학교급별로는 고등학생이 올해 23만 7400여명에서 2023년 20만 8500여명으로 12.1%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초등학생은 42만 3400여명에서 39만 2900여명, 중학생은 20만 7100여명에서 19만 8800여명으로 각각 7.2%와 4.0% 준다. 2023년 들어서면서 각각 ‘40만명선’과 ‘20만명선’이 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급당 평균 학생은 올해 18.7명에서 2023년 18.0명으로 줄어든다.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 같은 기간 25.0명에서 22.8명으로 2.2명이나 적어진다. 교원 1명당 학생은 평균 11.2명에서 11명으로 감소한다.

이처럼 학생 감소는 이미 학교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작년 초 은평구 사립초등학교인 은혜초등학교가 학생 감소에 따른 재정악화를 이유로 문을 닫았다. 서울에서 사립초가 학생감소를 이유로 폐교하기는 처음이었다. 학교가 폐교를 일방 추진하면서 학부모와 갈등을 빚고 교육청과 공방도 벌였지만 결국 폐교가 승인됐다.

고등학교들이 학생을 찾아 이사하는 일도 일어났다. 2016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옆에 있던 계성여고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몰린 성북구 ‘길음뉴타운’으로 이사했다. 2017년에는 종로구 안국동을 지키던 풍문여고가 강남구로 옮겼다. 또 현재 성동구 덕수고를 2023년까지 송파구 위례신도시로 이전하는 계획이 확정된 상태다.

자치구 간 ‘학교쟁탈전’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현재 동대문구와 동작구는 각각 재개발지역인 전농7구역과 흑석9구역에 학교설립을 고심 중이다. 두 자치구는 모두 종로구 대신고를 유치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종로구의회는 학교 이전에 반대한다는 결의안을 내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대신고 이전계획이 없다고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갈등은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학생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재건축·재개발지역처럼 단기적으로 학생이 급증하는 지역에 학교를 설립할 마땅한 대안이 기존 학교를 이전해오는 것밖에 없어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덕수고와 관련해서는 지역 내 유일한 남고가 없어진다는 학부모들의 불만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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