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설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5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설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5

설 연휴 4대 궁궐·종묘·조선왕릉 무료 개방

세배, 민속놀이 등 다양한 문화행사도 진행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와! 나 한복입으니까 ‘임금님’ 같다!”

설날인 5일 서울 경복궁 안에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사람들이 즐비했다. 갈색 약식 용포를 입은 꼬마 임금님부터 형형색색의 저고리를 입은 여성들, 갓을 쓴 선비 차림의 남성들까지 경복궁 안은 마치 조선시대를 방불케 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미세먼지는 나쁨 수준이었지만 포근한 날씨 탓에 경복궁에는 이른 시간임에도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한복을 차려입고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경복궁에 들어선 아이들의 표정엔 호기심이 가득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전각 사이를 거니는 관람객, 난생 처음 입어본 한복에 설레임을 감추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도 보였다.

설날을 맞아 가족친지들과 시간을 내 경복궁을 방문했다는 김여정(34, 여, 서울 은평구)씨는 “집에 아이들이 많아서 고궁 투어를 하면 유익할 거라 생각해 가족들과 다함께 방문했다”며 “처음 왔는데 옛날 문화와 역사를 체험할 수 있어서 신나고 재밌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태응(77, 남, 서울 양천구)씨는 어린 시절, 한옥에서 살았던 때를 다시 되새기고자 가족과 함께 고궁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그 옛날 우리나라의 화려했던 역사를 다시 느낄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며 “설날에 한복을 입고 고궁을 거닐고 싶어서 옷장 안에 고이 모셔놨던 한복도 곱게 차려입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설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 모녀가 경복궁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5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설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 모녀가 경복궁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5

한태웅(13)군은 아침 차례를 드리고 할머니와 함께 고궁을 방문했다. 의젓하게 할머니의 옛날 얘기에 귀를 기울이던 한군은 “오늘 이전까지는 궁궐이 이렇게 멋진 곳인지 몰랐다”며 “덕수궁이나 창덕궁 같은 다른 궁궐들도 가보고 싶다”고 즐거워했다.

특히 이날 경복궁 집경당에서는 전통온돌 체험이 진행됐다. 체험에 참가한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은 함께 온 어른에게 세배하며 덕담을 나누면서 가족의 화목을 다시한번 다지는 시간을 보냈다.

같은 시각, 서울 덕수궁. 고풍스러운 궁궐 앞에선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등 민속놀이 한마당이 펼쳐졌다. 한 아이가 자기 몸보다 큰 윷가락을 안고 지나다니자 지켜보던 시민 사이에선 흐뭇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들과 함께 널뛰기를 타고 있던 김해찬(41, 남, 경기도 수원시)씨는 “아들이 궁궐을 가보고 싶다고해서 방문했다”며 “아이들과 널뛰기도 타보고, 제기차기도 해보니 너무 즐겁다. 잊지 못할 설날이 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문화 가정도 곱게 한복을 차려입고 고궁을 찾았다. 이들은 해설사를 통해 건물과 풍경에 깃든 한국의 정서, 문화를 듣고, 덕수궁 돌담길도 걸어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설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이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천지일보 2019.2.5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설날인 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이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천지일보 2019.2.5

오후가 돼 궁궐을 찾는 수많은 인파가 늘면서 문화관광해설사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경복궁에서 만난 한 문화재 해설사는 “바쁘긴 하지만 해설을 들으며 초롱초롱해진 관람객들 표정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경복궁과 창덕궁 외에도 창경궁 덕수궁 종묘 조선왕릉(세종대왕릉) 현충사(충남 아산) 칠백의총(충남 금산) 등이 전면 무료로 개방됐다. 이 가운데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종묘는 이번 연휴 기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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