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절기상 입춘이며 설 연휴인 4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린 ‘입춘맞이 세시행사’에서 최병관씨 가족이 입춘첩을 붙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절기상 입춘이며 설 연휴인 4일 오전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린 ‘입춘맞이 세시행사’에서 최병관씨 가족이 입춘첩을 붙이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가족, 연인 등 명절 맞아 전통놀이 체험

윷놀이부터 전통한복 체험까지 ‘다양’

남산공원·한옥마을·서울로 등 ‘북새통’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할아버지! 굴렁쇠 가르쳐 주세요!”

절기상 입춘이자 설 연휴인 4일 오전 서울 남산공원 팔각광장. 김유찬(9)군은 들뜬 표정으로 이같이 외치며 할아버지를 향해 뛰어갔다. 김군은 “처음엔 힘들었는데 굴리다 보니깐 재밌다”며 “설날을 맞아 할아버지도 뵙고, 굴렁쇠도 배울 수 있어 더 특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남산공원 팔각광장엔 모처럼의 연휴를 맞아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낮 기온이 3도로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남산은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많은 사람으로 붐비고 있었다. 사람들은 추위도 잊은 채 가족, 친구, 연인들과 ‘하하호호’ 웃으며 남산을 다녔다.

특히 팔각광장 한쪽엔 설을 맞아 윷놀이 등 전통 민속놀이가 준비됐다. 사람들은 남녀노소 할것 없이 윷놀이, 제기차기, 투호 던지기 등을 체험하며 전통놀이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절기상 입춘이자 설 연휴인 4일 서울 남산공원 팔각광장에서 한 아이가 투호 던지기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절기상 입춘이자 설 연휴인 4일 서울 남산공원 팔각광장에서 한 아이가 투호 던지기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아들과 함께 제기차기를 하고 있던 노현희(49, 여)씨는 설연휴를 맞아 버스를 타고 전날(3일) 전라북도 남원에서 서울로 올라왔다고 했다. 모처럼 가족과 서울 나들이를 위해 서울에서의 관광 계획도 짜놨다는 그는 “오랜만에 명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서울 구경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와서 서울 투어 할겸 올라왔다”며 “남산을 제일 먼저 방문했는데, 전통놀이 체험을 할 수 있게 돼 설레고 즐겁다”고 말했다.

손주의 손을 잡고 굴렁쇠 굴리는 법을 알려주던 정연택(60, 남, 경기도 시흥시)씨는 “손주와 오랜만에 굴렁쇠도 굴려보고, 윷놀이도 해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재밌다”며 “이렇게 전통놀이를 체험해보니 정말 명절인 게 실감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연휴기간엔 시골에 방문해서 가족들과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절기상 입춘이자 설 연휴인 4일 서울 남산공원 팔각광장에서 한 아이가 윷놀이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절기상 입춘이자 설 연휴인 4일 서울 남산공원 팔각광장에서 한 아이가 윷놀이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가족 단위 방문객들 사이로 데이트 겸 나온 젊은 연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남자친구와 함께 투호 던지기 체험을 하던 김지호(23, 여)씨는 “요즘은 명절이라고 해도 해외로 놀러가거나 의미 없이 보내곤 하는 데 설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싶어서 전통놀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며 “전통놀이를 직접 해보니 재밌어서 오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인근 남산 한옥마을에서는 입춘을 맞아 대문에 ‘입춘첩(立春文)’ 붙이기와 오신반 시식 등 세시풍속을 재연하고 풍물공연을 진행했다. 또 곤장체험과 가오리연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열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절기상 입춘이며 설 연휴인 4일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린 ‘설날 맞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가오리연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절기상 입춘이며 설 연휴인 4일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린 ‘설날 맞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가오리연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서울로 7017 수국식빵에서도 설을 맞아 ‘설놀이’가 열렸다. 방문객들은 왕, 신하, 무사의 모습을 재연하는 ‘캐릭터 한복’과 알록달록 다양한 색의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한복’을 입고 서울로를 거닐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전통한복을 입고 사진 촬영에 한창이던 이명배(59, 남, 서울 용산구)씨는 “결혼할 때 한복을 입어본 뒤 처음이다. 감회가 새롭다”며 “한복이 마냥 거추장스러울 줄 알았는데 입어보니 생각보다 편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설 연휴를 맞아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전국 국립박물관과 국립미술관, 고궁, 왕릉 등이 무료로 개방된다. 박물관과 고궁에서 열리는 전통 설 문화를 주제로 한 공연과 체험마당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가족 단위 나들이객을 맞을 예정이다. 다만 설 당일인 5일엔 휴관하는 곳도 있으니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방문해야 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족 대명절 설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린 ‘설날 맞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족 대명절 설을 하루 앞둔 4일 서울 중구 남산한옥마을에서 열린 ‘설날 맞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활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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