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 설 연휴 첫날인 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 설 연휴 첫날인 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관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2

한복·제사 등 전통문화에 ‘눈길’

“친구가 싸온 음식에 온정 느껴”

“짧은 기간에 아쉬움도 있어”

[천지일보=김성완, 김수희 기자] 민족의 대명절인 설. 세계 각국에는 새해를 맞는 그들만의 문화가 존재한다. 형식이나 방법은 조금씩 달라도 무탈한 새해를 기원하는 마음만큼은 모두가 같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해 여행 등의 목적으로 한국에 입국한 외국인은 1500만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한국의 설 명절은 어떤 모습인지 들어봤다.

한국에서 10년 가까이 살고 있는 압둘 와합(30대, 남)씨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설 추석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냥 쉬는 날이라고만 생각했다”며 “하지만 알고 나니 시리아의 문화와 비슷한 점이 많아 더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헬프시리아의 사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시리아의 명절 중 라마단 기간이 끝나고 치러지는 ‘이드 알피드르’를 소개했다.

‘이드 알피드르’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나는 날 사원에 모여 성대한 음식을 장만해 4일간 치르는 축제이다. 설과 비슷하게 친척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마을을 돌며 인사를 한다.

압둘씨는 설과 다른 점으로 “이 축제 기간에는 친구나 가족 간 싸움을 멈추고 오해를 풀고 넘어가는 날”이라며 “서로에게 좋은 덕담을 하며 행복하게 보내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친구들을 보면 명절에 가족들이 결혼·취직 등을 물어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것 때문에 아예 집에 가지 않는 친구도 생겼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압둘 와합씨가 2일 시리아와 한국의 명절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3
압둘 와합씨가 2일 시리아와 한국의 명절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2.3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니기나(40대, 여)씨는 “설 문화가 너무 마음에 들고 좋다”며 한국의 전통의복인 한복에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명절에는 특별한 전통의복을 입는다”며 “비슷한 풍습이 많아 한국의 명절은 더욱 정이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명절이 너무 외로웠는데 친구가 음식을 집에 갖고 와 너무 행복했다”며 “한국 사람들은 정이 많은 것 같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고려인이지만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이정자씨도 설에 입는 한복에 관심을 갖는 한편 너무 짧은 명절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씨는 “중국에도 설과 비슷한 명절인 춘절 있다”며 “한국과 같이 매년 음력 1월 1일이 춘절이며 전후로 약 3주간 쉰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영어교수로 일하고 있는 제이슨 정(40대, 남)씨는 한국의 제사 문화에 관심을 나타냈다.

제이슨씨는 “한국에서 하는 설 전통문화는 미국과 비슷한 것이 많다”면서도 “복과 행운을 가져오는 ‘제사’는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온 피에르씨는 친척들과 모두 만나는 명절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프랑스의 경우 친척까지 다 만나지는 않는 편”이라며 “크리스마스 등엔 교회에 간다”고 답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한국 명절에 아내는 계속 일을 해야 하고 남편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프랑스는 그런 구분이 많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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