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자료 사진. (출처: 러시아 외무부 홈페이지) 2019.2.3
2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대화를 하고 있다. 자료 사진. (출처: 러시아 외무부 홈페이지) 2019.2.3

트럼프 “러시아, 조약 위반… 미사일 등 파괴 안하면 6개월 후 탈퇴”

러 외무 “합당한 대응 취할 것”… 中 외교 “양측 대화로 해결해야”

미, INF 탈퇴 중국도 겨냥해… 中, 다자간 군축 조약 움직임엔 반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미국이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공식화 한 데 대해 러시아와 중국이 유감을 표명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했다며 러시아의 중거리 미사일과 발사대를 모두 파괴하지 않으면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INF 탈퇴 선언은 중국의 미사일 등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미국의 INF 탈퇴 선언에 유감을 표명하고 조약 준수를 촉구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미국이 자신들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INF에서 탈퇴한다면 러시아는 합당한 대응과 행동을 취할 권리를 주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하로바는 “INF탈퇴는 엄청난 수의 국제합의를 파기하거나 탈퇴하려는 미국의 전반적 구상의 일부일 뿐”이라면서 “이는 러시아를 향한 조약 위반 주장이나 중국이나 다른 국제안보 관련 요소 등의 문제가 아니며 여러 분야에서 국제적 법률 의무를 벗으려는 미국의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 블라디비르 샤마노프는 “미국이 러시아의 INF 위반을 구실로 자신들의 우주 무기 배치 계획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러시아가 INF 협정 준수로 복귀하지 않으면 조약은 종결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INF 이행 중단과 6개월 후 탈퇴를 공식화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을 통해 성명을 내고 “미국은 INF 조약에 따른 의무 이행을 중단하고,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하는 모든 미사일, 발사대, 관련 장치를 파괴하지 않으면 6개월 후 탈퇴를 위한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INF 조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신형 9M729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500㎞ 미만으로 조약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반발하면서 오히려 미국이 신형 미사일 등의 새로운 무기를 생산하거나 유럽 등에 배치하기 위해 러시아 조약 위반을 구실로 삼았다고 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제공: 중국 외교부)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제공: 중국 외교부)

◆중국, 미국 INF탈퇴에 유감… 중국 포함 다자간 군축조약엔 반대

중국 정부도 미국의 INF 탈퇴에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미국이 INF 탈퇴를 계기로 중국을 겨냥해 다자간 군축 조약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일 미국의 INF 탈퇴 입장에 대해 “우리는 이미 여러 차례 INF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천명했다”며 “중국은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INF는 군축에 관한 중요한 조약”이라며 “국제 및 지역의 평화 증진과 전 세계 전략 균형과 안정 유지에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이 조약에서 탈퇴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건설적인 대화를 통해 미국과 러시아 간 의견 차이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후속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겅 대변인은 미국이 INF를 탈퇴하고 대신 다자간 군축 조약 협상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이에 동의하는지에 대해선 “INF를 다변화하는 것은 정치, 군사, 법률 등 복잡한 문제가 있고 많은 국가가 관련돼있다”며 “중국은 조약의 다변화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의 INF 탈퇴는 반대하면서도 자국의 중거리 미사일 관련 규제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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