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천지일보
김경수 경남도지사(왼쪽)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천지일보

대권주자서 구치소수감까지 비슷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동고동락을 함께한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구치소에서 쓸쓸한 설 명절을 맞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법정 구속된 김 지사는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약 1.9평 규모의 독거실에서 설 아침 떡국을 먹게 된다.

김 지사보다 이틀 늦은 1일 법정 구속된 안 전 지사는 서울남부구치소의 1.4평 규모 독방에서 명절을 보낸다.

설맞이 떡국은 김 지사가 수감된 서울구치소에선 이날 아침 식사로, 안 전 지사가 수감된 서울남부구치소에선 점심 식사로 제공된다.

김 지사와 안 전 지사 모두 노 전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모신 ‘정치적 동지’다. 안 전 지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좌(左)희정’이라 불릴 만큼 각별한 측근이었고,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는 타이틀이 함께 했다. 김 지사 본인도 이를 자랑스러워했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을 전후해 이들은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그 위상이 올라갔다.

하지만 지난해 ‘미투 운동’의 거센 물결 속에서 안 전 지사가 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한순간에 그 위상이 사라져버렸다. 안 전 지사는 끝내 도지사직까지 내려놓았다.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 전 지사는 2심에선 10개 혐의 중 9개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실상 정치적 재기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냔 이야기가 팽배하다.

김 지사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로 당선되면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차기 대권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포털사이트 댓글 여론조작에 공모했다는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았고,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역시 법정 구속됐다.

한때 정치적 동지였고 나란히 대권 주자 반열에 올랐던 두 사람은 엇비슷한 시기에 정치 인생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고 법정 구속 됐다. 과연 이들이 마지막까지도 함께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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