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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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손 가득 명절 선물은 옛말

문자로 모바일 선물 간편 보내

‘명절외식족’ ‘설캉스족’ 생겨나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명절외식족’ ‘설캉스족(설+바캉스)’이라는 말을 아는가. 과거에는 일가친척이 오순도순 모여 명절 음식과 함께 윷놀이를 즐기던 설날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자유롭게 여가를 보내는 명절 문화가 자리 잡았다.

명절 선물을 보내는 방식도 문화·경제를 반영하면서 점점 변화돼 왔다. 이와 관련, 달라진 설날 문화를 알아봤다.

◆교통수단 발달로 `민족대이동’ 시작

설날은 시간적으로는 한 해가 시작되는 새해 새달의 첫날인데, 한 해의 처음 명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 민족은 설날을 중시했으며, 일가친척이 오순도순 모여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고 윷놀이와 널뛰기를 즐기며 보내왔다.

특히 부모님을 보기 위해 고향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의 손에는 선물이 있었다. 그런데 설 선물은 해마다 조금씩 진화돼 왔다. 먼저 6.25전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1960년대에는 먹고사는 것이 가장 중요한 때였다.

당시에는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가 시작됐다. 고향을 떠나 서울로 이주한 사람들이 증가했고 명절만 되면 귀성전쟁이라는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졌다.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의 손에는 부모님에게 드릴 먹을 것이 가득 들렸다.

1960~1970년대 귀성 수단은 열차가 주를 이뤘으며, 명절 기간에 열차표를 예매하기 위한 인파로 붐볐다. 1970~1980년대에는 경부고속도로 개통 이후 열차와 함께 고속버스가 귀성 교통수단으로 활용됐다.

1990년대 무렵에는 자가용이 확산·보급되면서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이 급격히 증가해 ‘민족대이동’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이 무렵 경제 개발이 어느 정도 되자 사람들은 건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동시에 명절 선물은 인삼이나 꿀 등으로 바뀌게 됐으며, 자가용 뒤편에는 명절 선물이 실려 있었다.

◆간소화되는 명절… 바캉스족 늘어나

2000년대 이후에는 명절을 밖에서 보내는 문화가 증가했다. 정부에서는 명절 기간에 궁궐과 문화재 등을 무료 개방하면서 시민의 발걸음을 이끌었다. 이로 인해 명절 당일, 부모님 댁에 방문해 새해 인사를 드리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했다.

현대에 들어서는 차례상이 간소화되면서 가정간편식을 즐기는 문화도 확산됐다. 명절 음식을 밖에서 즐기는 명절외식족도 생겼다. 2014년부터는 대체휴일제가 도입됐다.

대체휴일제는 설날·추석 연휴가 다른 공휴일과 겹치는 경우 그날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을 말한다.

1인 가구 증가도 여행 문화 확산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1월 인천공항공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설날 연휴 동안 해외로 출국한 여행객은 총 42만 7324명으로 전년 대비 5.4% 늘었다.

이는 하루 평균 8만 5465명이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역대 설 연휴 기간 중 최대 규모다. 이처럼 다양한 명절 문화가 생겨나면서 모바일을 통해 간편하게 명절 선물을 보낼 수 있는 방법도 생겨났다.

명절인기상품을 모바일 상품권으로 보내는 방식도 생겨났다.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상품의 바코드를 전달하면 받은 사람은 전국 제휴가맹점에서 교환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는 여행객 증가와 1인 가구 증가 등 시대 변화로 만들어 낸 명절의 신(新)풍속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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