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 대북특별대표 내일 방한… 북미, 이르면 4일 실무협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미 2차 정상회담의 미국 실무팀이 오는 3일 방한해 북미 실무협상을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2일 외교소식통 등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3일 오후 한국에 도착해 4일 오전 한국 북핵 실무책임자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

이어 비건 대표는 북한 측 특별대표인 김혁철 전 스페인 북한 대사와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두고 실무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는 지난 1일 비건 대표가 3일 방한한 이후 북측 특별대표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건 대표와 김혁철 전 대사 간 북미 실무협상 장소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판문점에서 열릴 가능성이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미 간 실무협의 날짜와 장소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판문점이 유력해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6월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 의제를 놓고 실무협상을 벌인 장소는 판문점이었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미 실무협상에 앞서 이도훈 본부장과 만나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지난달 19~21일 남·북·미 실무팀들이 스톡홀름에서 실무협상을 가진 바 있어 이번에도 남·북·미 실무협상팀이 다시 함께 만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2월 말로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주 구체적인 장소와 날짜를 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이전에는 2월 말로 예정됐다고 말한 바 있어서, 얼마 남지 않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확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북미 간 핵심 의제는 북한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이에 따른 미국의 대북제재 완화 등의 상응조치가 언급되고 있다.

이미 북미 양측 수뇌부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때 포괄적인 합의는 어느 정도 이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를 구체화할 단계적 이행 방안을 놓고 실무 조율에 들어가야 한다.

앞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북한과 후속 실무협상에 대해 “구체적인 세부 목표 달성, 협상 로드맵, 신고, 앞으로의 협상과 신고 로드맵, 북미 공통의 노력을 통해 목표로 하는 결과에 대한 공통의 인식에 대한 합의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비핵화를 위한 단계적 사안들에 대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비핵화 과정이 최종적으로 이뤄지기 전에 우리는 북한의 대량살상 미사일 프로그램 전체를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종적인 비핵화는 포괄적 신고, 핵심 시설과 장소에 대한 전문가 방문·모니터링, 북한 핵물질을 포함한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확실한 제거·파괴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당시 미국의 상응조치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해체와 파괴를 약속했다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상응조치에 대해 북한 카운터파트와 만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영변 핵시설의 플루토늄·우라늄 농축시설의 파괴 등에 대해 구체화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북한에 줄 수 있는 상응조치로는 종전선언이나 인도적 지원, 연락사무소 개설 등이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