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대합실에서 설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당 지도부가 1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대합실에서 설 귀성객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연휴 첫날 이해찬 “감히 촛불혁명 대통령에 불복’’

지지층 이탈 우려 속에 민심잡기 여론전 총력

[천지일보=김수희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김경수 법정구속’ 악재를 만난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층의 이완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유죄 판결이 대선 정당성 문제로 번질 경우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연휴 첫날인 1일 한국당의 대선 정당성 문제제기에 대해 ‘대선불복 프레임’으로 맞섰다. 전날 한국당이 김경수 지사 재판과 관련해 청와대 앞으로 달려가 대선 정당성 문제를 제기한 행동은 ‘대선 불복’과 다르지 않다는 것.

민주당이 설 귀성객을 대상으로 전격 여론전에 나선 이유는 설 연휴가 민심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설 밥상머리에서 오가는 대화를 통해 여론의 향배가 결정된다. 김경수 유죄 판결에 따른 파문을 잠재우지 못하고 대선 정당성 훼손 공방으로 이어질 경우 여론을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우려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역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한국당이) 한 행동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어떻게 대선 불복을 한다는 말이냐”며 “여러분의 대통령이 탄핵됐다. 그런 세력이 감히 촛불혁명으로 당선된 대통령을 대선 불복으로 대하느냐”고 지적했다.

앞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청와대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문재인 정권은 태생부터 조작정권, 위선정권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며 “지난 대선의 정당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지사가 지난 2017년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 캠프에서 일했던 최측근이었다는 점에서 당시 문 대통령이 댓글조작에 관여하거나 개입했다면 대선 정당성도 훼손된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한국당의 대선 정당성 문제제기를 민주당이 ‘대선불복’으로 규정한 건 ‘촛불시민’이 주축인 현정부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김경수 악재에 따른 지지층과 중도층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8∼30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0.9%포인트 하락한 37.8%로 집계됐다.

김 지사 법정 구속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호남과 대구·경북, 인천·경기, 40대, 50대 이상, 중도층에서 이탈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다급해진 것은 민주당이다. 김 지사의 댓글조작 관련 재판과 문 대통령의 연루 여부가 쟁점이 될수록 민심이반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설연휴 귀성 인사를 호남 귀성객이 많은 용산역에서 한 것도 전통 지지층을 잡겠다는 의도가 내포된 것으로 분석된다.

민주당은 야당에 대해선 ‘대선불복 프레임’을 앞세워 여론전으로 대응하는 한편 재판부에 대해선 사법 개혁을 무기로 압박하고 나선 상태다. 김 지사 유죄 판결은 ‘양승태 적폐세력의 보복’이라는 것이 민주당의 시각이다.

사법농단세력및적폐청산대책위원회(대책위) 위원장인 박주민 최고위원은 전날 사법부에 대해 “제도 개선과 적폐청산을 위해선 공수처 설치, 법원 행정권 남용 방지를 위한 행정처 개혁, 법원 내부에서 여전히 판결하고 있는 사법농단 관련 판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법부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