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면세점 사업자 순위. ⓒ천지일보 2019.2.1
글로벌 면세점 사업자 순위. ⓒ천지일보 2019.2.1

CDFG, 3년 사이 12→8위 껑충

中선라이즈 인수후 6위도 위협

면세한도 상향에 공격적 경영

“국내 면세점 대응마련 시급”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 중국 업체 차이나듀티프리그룹(CDFG)의 성장세가 무섭다. 3년 사이 2배 이상 매출 키우고 10위권 내 진입하는 등 빠르게 덩치를 불리고 있다. 또한 지난해는 인수로 글로벌 5,6위 매출 수준까지 바짝 추격하면서 올해 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중국 최대 면세사업자 차이나듀티프리그룹은 2015년 1조 4917억원에서 2017년 약 2조 6000억원으로 매출이 성장했다. 세계 면세점 순위도 12위에서 8위까지 올라섰다. 2017년 4월에는 전년도 글로벌 10위를 차지했던 중국 선라이즈듀티프리 상하이법인 지분을 인수하면서 단번에 매출 4조원을 웃도는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2017년 기준 6위인 하이네만(4.1조원)이나 5위 신라면세점(4.4조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 정부가 펴고 있는 정책 지원과 CDFG의 공격 경영으로 올해는 6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졌다. 5위인 신라면세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하이난섬은 면세산업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손질했다. 제주도 19배 면적의 하이난섬은 남부에는 중국 부호들이 많이 찾는 ‘동양의 하와이’ 싼야가 있고 북부 하이커우에는 골프와 식도락 관광명소가 있다. 또 중부 보아오는 ‘아세안포럼’으로 유명하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부터 하이난의 내국인 면세 구매한도액을 3만위안(약 498만원)으로 늘렸다. 이는 2016년 1만 6천위안의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5월부터는 면비자 정책도 완화했다. 기존 26개국에만 면비자를 적용했지만 이를 59개국으로 늘렸고 체류 가능 기간도 15일에서 30일까지로 확대한 것. 하이난섬을 찾는 관광객을 겨냥한 조치다.

CDFG는 이곳에서 세계 최대 규모 면세점 CDF몰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정책 덕에 CDF몰의 성장도 가파르다. 2017년 CDF몰의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80억 위안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는 이미 1~10월까지 누적매출이 2017년 매출 수준을 달성했다.

더불어 CDFG는 지난해 11월 알리바바그룹과 손잡고 협공도 예고했다. 이어 CDFG의 찰스 첸 회장도 중국 본토에서 확고한 지위를 바탕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유럽을 2대 핵심 입지로 삼아 면세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공격적 경영을 시사했다. 현재 CDFG는 베이징, 상하이, 홍콩 등 240여곳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들도 해외 진출을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 면세점의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인 7조 50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2017년 대비 25% 성장한 기록이다. 국내 명동본점은 매출 4조원을 넘기며 단일 매장 매출 세계 1위를 3년째 유지했고 일본 긴자 시내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며 일본 시내면세점 1위에 등극했다. 다낭에 이어 베트남에 2번째로 선보인 나짱 면세점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신라면세점 역시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이어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점까지 차지하면서 지난해 해외매출 1조원을 달성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면세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면세한도 상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업체는 중국 관광객에만 의존하지 말고 해외 확장에 힘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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