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에 전광훈 목사가 당선됐다. 그는 한국교회를 통틀어 가장 논란 많은 인물 중 한명이다. 설교 중 쏟아낸 성희롱은 기상천외하다. 그의 속옷 발언은 그의 별명이 됐다. 전 목사는 극우 발언을 쏟아낸 인물이기도 하다.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건 좌파, 종북들만 좋아하더라, 왜 추도식 한다고 나와 막 기뻐 뛰고 난리냐”며 “추도식은 집구석에서 슬픔으로 돌아가신 고인들에게 해야지, 언제 광화문 네거리에서 광란 피우라고 그랬어”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2014년에는 허위사실 유포로 8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전교조 안에 성(性)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1만명 있다” “전교조는 대한민국을 인민공화국으로 만들려고 한다” “전교조는 매 수업 시간마다 6.25를 북침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등의 발언이 이유였다.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제20조 2항이 무색할 만큼 노골적으로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2007년 4월 청교도영성훈련원 집회 당시 “올해 대선은 무조건 장로님인 이명박이 하는 거니까 대선은 할 게 없다”며 “만약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안 찍는 사람은 내가 ‘생명책’에서 지워버릴 거야. 생명책에서 지움 당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이명박 찍어”라고 협박성 발언을 했다.

지난해 한 단체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한기총 소속 목회자의 유죄 판결 건수가 무려 1만 2000건이다. 일반 신도들이 목회자를 신성시하는 분위기를 생각하면 실제는 훨씬 더 많은 범죄가 저질러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비난을 모를 리 없는 한기총이 대표회장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논란이 큰 인물을 선정했다는 건 그만큼 한기총 내에 내세울 사람이 없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세상은 적폐 청산을 외치며 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그러나 宗敎라는 이름으로 세워진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세상의 걱정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세상 권력과 하나 돼 자신들의 이익만 탐하는 부패한 집단의 상징이 돼버린 한기총. 변하고자 하는 몸부림은 없고 마지막 썩은 권력이라도 잡아보려는 몸부림만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 개신교를 대표한다는 연합기구의 대표를 온갖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선정한 한기총은 이번 선거로 스스로 왜 없어져야 하는지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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