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피랍탈북인권연대 대표 / 자유전선 준비위원 

 

보기도 듣기도 읽기도 싫은 김정은 신년사를 다시 들춰보는 것은, 참으로 헛웃음이 나오는 부분이 있어 이를 대한민국 국민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의 발로일 뿐이다. 모두가 알고 있다시피 북한에서의 신년사는 단순한 새해 인사가 아니라, 반드시 관철해야 하는 최고 수뇌부의 명령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이를 받들어 끝까지 이행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할 것이다. 

사회주의 헌법이 존재함에도 그 헌법 위에 10대 원칙이라는 것이 자리하는 북한의 수령절대주의라는 특수한 사회구조상, 최고 지도자가 신년 지침을 내려준 것으로 당 간부와 주민들이 신년사 관철 움직임을 철저히 벌여야 함은, 북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해야 하고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월 1일, 김정은의 신년사 발표 이후 북한의 내각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북한 내각을 맡고 있는 박봉주 총리는 북한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최근 들어 각 지방 소재 기업소들을 순차 방문하면서 신년사 관철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외신들을 통해 널리 알려진 바다. 

어쨌든 지역경제와 주민들의 민생을 돌본다는 차원에서 참으로 바람직스런 일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중요한 것은 국제사회의 엄중한 대북제재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의 경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의 회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권력을 가지고 주민을 통치하는 당국으로서는 지극히 당연한 조치임에도, 이것이 단순한 신년사 관철을 위한 행동들이 아니라 실제 주민들의 생활과 민생고를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텐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맞서는 형국에서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으로 나온 조치들이기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당국에 보내는 대북제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세계의 안정과 한반도 평화에 위협이 되는 핵무기를 철폐하고 비핵화하라는 메시지가 하나 있고, 북한주민들을 살리는 데 소요돼야 할 외부의 각종 대북지원금들이 핵무기 개발에 유용됐다고 보고, 이 같은 행위를 중단하고 민생회복을 위해 전력을 다하라 메시지 그 두 가지다. 하지만 북한당국은 이번 신년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권고를 비웃으며, 오로지 엄중한 대북제재 속에서 자력갱생의 정신으로 끝까지 버틸 수 있도록 기업소, 주민들을 겁박하는 차원이라는 것을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모두 알 것으로 생각된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 김정은의 신년사에서는 이런 표현이 나온다.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려,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0있습니다”라고 말이다. 

남한의 기업들이 어렵기 때문에 그 활로를 북한 세습왕조가 열어주겠다는 것이고, 남녘동포들이 꿈에도 그리는 금강산을 통 크게 보여주겠다는 것 아니겠는가. 

이 정도의 상황이면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도저히 납득조차 하기 힘든 발언이라고 여기겠지만, 북한의 최고지도자라는 작자는 이를 국제사회를 향한 소파 신년사에서 가감 없이 내뱉었고, 이를 지적하는 언론보도를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김정은의 착각일까, 아니면 대한민국이 아닌 남쪽의 누군가가 착각하게 만든 사실일까. 요즘 돌아가는 상황에 비추어보면 착각 유발자가 분명 있을 법하다.  

착공도 안하는 남북 철도 착공식을 하질 않나, 봄이 오니 평화가 오니 각종 공연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북한 노동당 간부 노동자들을 모셔놓고 칙사 대접도 유분수며, 대북제재 대상인 북한석탄이 공해상도 아닌 남쪽 항구에서 왔다 갔다 하는 판이니, 북쪽의 배부른 위인께서 어찌 착각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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