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북부와 동부, 중서부지역에 북극 소용돌이로 인한 눈폭풍과 강추위가 몰아치면서 5명이 사망하고 항공편과 열차 운행이 취소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길을 건너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중북부와 동부, 중서부지역에 북극 소용돌이로 인한 눈폭풍과 강추위가 몰아치면서 5명이 사망하고 항공편과 열차 운행이 취소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 시민들이 추위에 떨며 길을 건너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시카고 등 미국 중북부 지방을 휘감는 살인 한파와 남반구 대륙 호주의 기록적인 폭염 등 ‘극한 날씨’에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언론과 미 국립기상청(NWS),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캐나다 국경과 맞닿은 미 미네소타주 인터내셔널폴스의 최저 기온이 화씨 영하 55도(섭씨 영하 48.3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남극 극지점 기온은 화씨 영하 21도(섭씨 영하 31도)로 오히려 섭씨로 15도 이상 높다.

미국 3대 도시인 시카고의 최저 기온은 섭씨 영하 32도까지 떨어졌다. 현지 방송은 극소용돌이 바람으로 체감온도는 섭씨 영하 45도라고 전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체감온도는 섭씨 영하 47도에 달했다.

이번 한파가 닥친 지역은 지리적으로 보면 미 대륙의 중북부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시카고에서는 30일과 31일 대다수 학교 수업을 취소했다. 시카고 거리에는 거의 사람을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현지 방송은 전했다.

시카고는 한낮에도 체감온도가 섭씨 영하 30도에 달해 몇 분만 노출돼 있어도 동상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북부 주에서 한파로 모두 5명이 사망했다.

미 우편국(USPS)은 서쪽 다코타 지역부터 동쪽 오하이오까지 중북부 지역에서 우편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으며, 항공기는 중북부 지역에서 총 2천여편이 결항했다.

반면 남반구 호주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으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에어컨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력 사용량도 늘어 전력망 부하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단전 사태까지 발생했다.

남호호주 주도 애들레이드의 경우 지난주 기온이 영상 46.6도를 웃돌앗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두고 날씨에 관한 ‘극한의 시대’가 됐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산불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미 아이다호대 조교수 크리스털 A. 콜든은 “산불이든, 허리케인이든 그 어떤 자연현상이 발생하더라도 과거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야 한다”며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상황이 악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가 더 자주, 더 심하게 극한 날씨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지난 4년간 지구의 기온은 사상 최고치에 달했으며, 해수면 온도 역시 7년 연속 상승 추세다.

영국 옥스퍼드대 기후변화 전공 프레데릭 오토 교수는 모든 기상 이변이 기후변화 때문은 아니지만, 최근의 이상 기온이 기상 악화를 한층 부채질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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