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부산 해군작전사령부를 찾아 최근 일본 해상초계기의 위협비행과 관련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도발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전날엔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한국 군함에 위협비행을 가한 일본 P-1 초계기가 배치된 가나가와현 해상자위대 아쓰기 기지를 방문했다. (제공: 국방부) 2019.1.27
26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부산 해군작전사령부를 찾아 최근 일본 해상초계기의 위협비행과 관련해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도발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전날엔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이 한국 군함에 위협비행을 가한 일본 P-1 초계기가 배치된 가나가와현 해상자위대 아쓰기 기지를 방문했다. (제공: 국방부) 2019.1.27

軍 “대화의 문 항상 열려 있어”

日이와야 방위상 “냉각기 필요”

“한국과 고위급 대화기회 원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일 간 일본 초계기 레이더·위협비행 논란으로 양국 국방·방위 당국 간 관계가 꼬인 상황에서 일본 측에서 양국의 고위급 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양국 간 갈등 매듭을 풀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온다.

앞서 일본은 지난해 12월 20일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한국 해군 군함에 의해 사격통제레이더 조사(쏘임)를 받았다고 주장했고, 우리 측은 레이더를 쏜 적이 없으며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위협비행을 가했다고 반박했다. 양측의 공방은 관련 동영상 공개 등으로 가열되다가 일본 측이 일방적으로 실무협의를 중단하면서 양측 관계는 경색됐다.

국방부는 일본 측 초계기가 지난해 12월 이후 지난 24일 P-3 초계기까지 4차례에 걸쳐 위협비행을 가했다고 발표하며, 최근 위협비행 당시 상황을 증명하는 사진과 레이더 측정 사진 자료를 공개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국제법에 따라 적절히 운용했다는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고 한국 측 발표를 부인했다.

국방부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일본 측 주장에 대응한다면서도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했지만, 일본 측은 더 이상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양국 방위당국 간 협의에서 일본 측이 제안한 레이더 조사 관련 전파 데이터 교환을 한국 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2019.1.17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양국 방위당국 간 협의에서 일본 측이 제안한 레이더 조사 관련 전파 데이터 교환을 한국 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출처: 뉴시스) 2019.1.17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지난 25일 한국 군함에 위협 비행을 가한 일본 초계기가 배치된 가나가와현 아쓰기 기지를 방문해 격려하면서 한국 여론을 더 악화시켰다. 이에 맞서 정경두 국방장관은 26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를 방문해 일본 초계기의 저고도·근접 위협비행에 대해 우리 군의 대응수칙대로 적법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한·일 모두 여론 동향을 감안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냉각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신년 시정연설에서 초계기 위협비행 문제 등 한국 관련 발언은 어떤 것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러한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야 방위상은 “접촉이나 대화 기회를 통해 한국과 신뢰 양성을 꾀하겠다”며 “전체 상황이 정돈되면 고위급에서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언급하면서 양국 군 당국 간 고위급 회동을 예고했다.

이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방위상의 장관급 회담이 일본이 언급한 냉각기가 지나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무급 협의는 중단됐지만 양국 장관급에서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담판을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30일 김진호 향군 회장과 유삼남 성우회 회장이 모리모토 사토시(森本敏) 일본 전 방위상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한·일 간 군사적 갈등을 조기에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지난 28일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미국 셧다운(일시업무중지) 사태가 끝난 후 신년 인사 차원에서 정경두 국방장관과 강경화 외교장관을 연이어 만났는데, 이 회동에서 미국이 한·일 간 초계기 문제 등 갈등 문제에 대해 중재에 나섰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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