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시론] 유언(遺言)이 된 故 구지인 청원서
[천지일보 시론] 유언(遺言)이 된 故 구지인 청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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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영하의 날씨에도 광화문광장에는 수만의 젊은이들이 피를 토하듯 청와대쪽을 바라보며 절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규탄 및 한기총 소속 강제개종목사 규탄 집회였다. 한기총은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기관이며, 대부분 장로교를 중심으로 규합된 사설단체다. 사설단체에 불과한 종교단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구한말에서 오늘날까지 종교보다도 정치사에서 그 족적을 더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어두운 근현대사의 중심엔 늘 장로교와 그 장로교를 주축으로 한 한기총과 그 전신이 있었다.

잠시 그 뿌리를 찾아가보면, 일제 침략사에서 치욕의 상징이라면 단연 일본 천황 신을 향한 참배의식일 것이다. 문제는 이 치욕의 현장에 늘 앞장서 왔던 단체가 바로 한국장로교였다는 사실이다. 애국가에도 있듯이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가사와 십계명의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섬기지 말라’는 제1 계명이 무색할 정도로 그들은 이 민족과 종교를 부끄럽게 한 장본인이다.

이 치욕스런 배교행위는 일제에 의한 한반도 식민지를 통한 육체의 굴레를 넘어 우리의 정신 사상까지 갖다 바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반국가·반종교적 적폐였음을 역사는 생생히 기억할 것이다.

이는 일제 침략정부에게조차 종교가 정치에 기생하고자 하는 생리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이며, 태생적으로 장로교는 거짓종교였음을 입증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아니나 다를까. 굴곡진 정치사마다 긍정이 아닌 부정의 아이콘으로 늘 한기총은 부정한 방법으로 정권을 찬탈한 정부의 시녀가 되고 나팔수의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자신들의 종교적 입지를 지켜 왔던 것이다. 신사참배를 넘어 삼선개헌과 5공 군부정권 탄생의 비화에서도 그 DNA는 멈추지 않았으니 아마 유구무언일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는 말처럼, 정치와 종교는 그렇게 서로 기생하며 오늘날까지 종교권력과 정치권력을 존속시켜 왔던 것이다. ‘정교분리(헌법 제20조)’라는 헌법이 엄연히 살아 있지만 이미 정치·종교권력이 된 이상 권력자들에게 있어서 헌법쯤은 문제될 게 없다는 초법적 의식이 굳게 자리 잡고 말았다.

교인은 신앙이라는 본질은 사라졌고 그저 선거에 필요한 한 장의 ‘표’에 불과한 신세가 됐고, 정치·종교 권력자들에겐 이 표를 주고받는 사업적 파트너일 뿐이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와 종교의 현주소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불법의 아이콘이 된 자신들의 현실을 망각한 채, 자신들의 교법과 교리를 따르지 않으면 이단으로 몰아 매장까지 시키는 이 시대의 마녀사냥이 끊이질 않고 있으며, 이는 바로 중세 마녀사냥을 일삼던 장로교의 시조인 칼빈의 유전에서 비롯된 것임을 증명하고 있다.

악명 높던 그 마녀사냥의 후신이 바로 오늘날 한기총에서 자행되는 강제개종이며 이 과정에서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살인, 개종, 원룸과 펜션 감금, 개집감금, 구타, 휴학 등 저개발 국가나 미개인들에게나 있을 법한 일들이 이 나라에선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비극은 강제개종목사들은 개종대상자의 부모나 가족을 앞세우고 자신들은 교묘히 법망을 피해 나가고 있으나 알고도 묵인하는 한국사회와 정치와 경찰의 무책임은 직무유기며 영원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지난해 신천지교회 구지인 자매는 천주교수도원에 감금됐다가 필사의 탈출을 한 뒤, 또 다시 닥쳐올 감금을 예측하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강제개종목사를 처벌하고, 살려 달라는 호소의 탄원서를 올렸지만 묵살됐으며, 구지인양은 그 탄원서에서 밝힌 그대로 다시 감금됐다가 결국은 고인이 되고 말았다. 이뿐인가. 얼마 전 강원도에서도 한 주부가 또 수도원에 감금됐다가 필사의 탈출을 한 내용이 온 매스컴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구지인 자매를 살려내야 한다. 살리는 방법은 더 이상 종교 기득권의 표를 의식하지 말고, 눈치를 보지 말고, 지금이라도 구지인 자매의 탄원서를 다시 읽어보고 고인이 되기 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무엇을 요청했는지를 확인하고 요구에 응하는 길이다. 그래야 하는 이유는 그 탄원서가 고인의 마지막을 알리며 대통령에게 보낸 유언이었기 때문이다.

정의로운 나라, 차별이 없는 나라를 천명한 이 나라의 현실은 오히려 정의는 사라졌고, 차별이 기승을 부리는 거짓정권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강제개종의 유행도 펜션감금 문화에서 수도원 감금으로 그 유행도 변화되고 있으며, 그 변화를 통해 개신교뿐만 아니라 가톨릭도 강제개종사업에 동참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 했듯이, 또 “초록은 동색”이라 했듯이 마녀사냥의 씨는 사실 가톨릭에서 먼저 시작된 것이라면 틀린 말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강제개종의 불법성을 확인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광화문의 호소를 넘어 온 세계가 들불같이 외치기 시작했다면 믿기지 않을까.

지지표를 생각한다면 꿈부터 깨야 할 것이며, 표는 사라졌고 종교의 수치만이 남을 종교단체에 미련을 버리는 것만이 살 길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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