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후 198회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중의원과 참의원 합동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부터 열리는 정기국회는 6월 26일까지 150일간 열린다. (출처: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8일 오후 198회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중의원과 참의원 합동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부터 열리는 정기국회는 6월 26일까지 150일간 열린다. (출처: 뉴시스)

“올해 북한과 국교 정상화 목표”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8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중국과 북한에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화해·치유재단 해산, ‘위협비행과 레이더’ 갈등 등으로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는 한국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외면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목표로 하기 위해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도 긴밀히 연대한다”는 대목에서만 한국을 언급했다.

이번 시정연설은 2007년 제1차 아베 정권을 포함해 아베 총리의 시정연설 중 가장 길었다.

중동 국가들과의 적극적인 외교,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원조까지 언급하면서도 정작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인 한국에 대해서는 침묵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2017년까지는 매년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이라고 언급했으나 작년부터는 이 표현을 삭제했다.

다만 작년에는 “지금까지의 양국간의 국제 약속, 상호 신뢰의 축적 위에 미래지향적으로 새로운 시대의 협력 관계를 심화시키겠다”는 대목이 있었으나 올해는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

양국 간 갈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국에 대한 강경한 대응 자세를 견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동시에 국내 여론과 갈등 확산을 피하려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한국에 대한 태도와 반대로 중국,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국가별 외교 정책 설명을 시작하면서 중국을 가장 처음 언급하고 “작년 방중으로 중일 관계가 완전히 정상 궤도로 돌아왔다”며 “앞으로 정상 간 왕래를 반복해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청소년교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 국민 레벨에서의 교류를 심화하면서 중일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핵과 미사일 도발에 굴복하지 않는다”던 작년 언급과는 달리 ‘국교 정상화’까지 언급하며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아베 총리는 이날 “상호 불신의 껍데기를 깨고, (내가)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 보며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과단성 있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작년 국제사회의 대북 화해 분위기 속 일본만 동떨어졌다는 ‘재팬 패싱(일본 배제)’ 위기론이 떠오르자 북한과의 대화를 타진하려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베 총리는 “북한과의 불행한 과거를 청산하고 국교를 정상화하는 것을 지향하겠다”고 말하며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