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환 나주떡보대표가 개발한 제비쑥떡(사진 왼쪽)과 김화수 절굿대떡옥대표가 개발한 절굿대떡(사진 오른쪽) (제공: 황종환 나주떡보대표, 김은아 절굿대story대표) ⓒ천지일보 2019.1.27
황종환 나주떡보대표가 개발한 제비쑥떡(사진 왼쪽)과 김화수 절굿대떡옥대표가 개발한 절굿대떡(사진 오른쪽) (제공: 황종환 나주떡보대표, 김은아 절굿대story대표) ⓒ천지일보 2019.1.27

민간에서 먹던 전통먹거리

오일장에서 발견하면서 부활
지역민 연구, 원료 재배 성공
제비쑥, 기관지에 효과 있어
절굿대, 우울증·항산화 효과

[천지일보 나주=이영지 기자] '전남 나주’ 하면 배나 곰탕을 떠올리는 이가 많지만, 최근 민간에서 오랫동안 먹던 절굿대떡과 제비쑥떡이 수십년 만에 다시 복원, 생산되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제비쑥떡과 절굿대떡은 나주지역에서 약 40~50년 전 최고의 떡으로 대접받다가 사라졌다.

그러나 최근 다시 나타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전통시장을 향하고 있다. 제비쑥떡은 제비쑥(나주 사람들은 '떡쑥'이라고도 부른다)으로 만들고 절굿대떡은 절굿대 식물의 잎으로 만들어 분추떡, 분대떡으로 불렸다. 나주 지역에서 최고의 떡으로 평가받는 제비쑥떡과 절굿대떡에 대해 알아봤다.

◆다시 찾은 나주 맛

제비쑥떡과 절굿대떡은 그 원료인 제비쑥과 절굿대의 채취가 어려워지면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사라진 제비쑥떡과 절굿대떡 문화가 되살아난 것은 허북구 나주 천연염색문화재단국장이 지난 2015년 설 대목에 남평읍 오일장에서 제비쑥을 발견하면서다. 허 국장은 8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제비쑥이 과거에 고급 떡의 재료로 사용됐다는 얘기를 듣고 각 곳의 노인당 등을 찾으며 옛 떡 문화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과정에서 그는 나주제비쑥떡을 이탈리아에 있는 국제슬로푸드 ‘맛의 방주’에 등재시키고 절굿대떡 문화도 찾아내게 된다. 허 국장이 떡을 복원하는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제비쑥과 절굿대를 구할 수 없었던 점이다. 그러나 황종환 농사법인 나주떡보 대표가 지난 2016년 제비쑥을 재배하는 데 성공하고, 이어 김화수 절굿대떡옥 대표가 2017년에 절굿대 재배에 성공해 원료 걱정은 한시름 덜었다.

하지만 두 대표가 옛 명성을 뛰어넘는 지역 특산 떡을 만들기에는 적지 않은 노력과 시간이 걸렸다. 이들은 제비쑥과 절굿대에 나주산 쌀과 배즙을 사용하는 등 셀 수 없는 실험을 거치면서 마침내 나주제비쑥떡과 절굿대떡을 만들게 된다. 과거에는 떡의 감미제로 사카린이나 설탕을 썼지만 두 대표는 나주산 배즙을 활용해 배의 단맛에 떡의 쫄깃함과 차진 맛이 더해졌다. 재료의 안정적인 수급과 차진 맛을 되찾은 나주제비쑥떡과 절굿대떡은 여러 사람의 열정과 노력으로 옛 맛을 잊지 못하는 어르신뿐만 아니라 젊은 층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며 나주 특산 먹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비쑥 재배 모습(사진 왼쪽)과 절굿대 재배 모습(사진 오른쪽) (제공: 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재단국장) ⓒ천지일보 2019.1.27
제비쑥 재배 모습(사진 왼쪽)과 절굿대 재배 모습(사진 오른쪽) (제공: 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재단국장) ⓒ천지일보 2019.1.27

◆제비쑥과 절굿대의 효능

제비쑥은 주로 산의 언덕 길가의 황무지에서 자란다. 국화과 쑥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제비쑥의 뿌리는 모호근(牡蒿根)이라 불린다. 제비쑥의 이름은 잎의 생김새가 제비 꼬리를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중약대사전에는 “열을 내리고 표증(表證)을 풀며 기생충을 구제하는 효능, 감기로 인한 신체의 열, 과로로 인한 기침, 조열(潮熱), 소아의 감(疳)으로 인한 열, 학질, 구창, 개선(疥癬), 습진을 치료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절굿대는 생김새가 독특하고 꽃이 아름답다. 떡을 만드는 데는 절굿대의 잎만 사용되고 꽃은 화훼용으로 쓰인다. 허 국장의 ‘근대나주의 분추떡 문화와 절굿대’ 책에 따르면 꽃이 동글동글하며 절굿대를 닮아 절굿대(분추)라 불린다. 청열(淸熱), 해독, 소종(消腫), 배통(背 痛), 하유(下乳), 근맥소통(筋脈疏通)의 효능이 있다. 또 한의학적으로 현대인의 우울증 및 항산화 효과도 있어 연구 중이다.

나주제비쑥떡과 절굿대떡은 육묘에 성공한 데다 나주 배 등 국내산 천연 재료를 더해 좋은 식감뿐만 아니라 소화나 건강에도 좋아 식사대용 및 영양간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절굿대떡 카페를 운영하는 김은아씨는 “유화제나 어떤 화학 첨가물도 쓰지 않아 받는 즉시 먹어야 한다”며 “인절미 자체로 먹거나 청이나 콩가루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귀띔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