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옥 여사를 비롯한 G20서울정상회의 참가국 정상 부인들이 12일 오전 서울 창덕궁 연경당에서 한복패션쇼를 관람한 뒤 모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전통차 마시며 국악 듣고 한복 패션쇼 관람하고…

[천지일보=김두나 기자] 서울 G20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한국을 방문한 영부인들은 어디서 어떤 시간을 보냈을까. 지난 9일 기자는 영부인들이 산책하고, 백련꽃차를 마시고, 한복 패션쇼를 관람했을 창덕궁 후원을 다녀왔다.

영부인들을 맞이하기 위해 G20 준비위원회 행사기획단에서 진행한 리허설이었다. 지난 11일 저녁 G20 정상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업무 만찬을 기점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을 시간, 영부인들은 국립중앙박물관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리움미술관에서 우리의 고미술품과 근현대미술품을 감상하며 한국에서의 첫 날을 보냈다.

이튿날 아침 김윤옥 여사가 주최하는 G20 배우자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한국의 의식주를 테마로 프로그램을 구성했고 그 첫 번째 코스는 서울에 있는 궁궐 중 원형 보존이 가장 잘 되어 있는 창덕궁이었다.

자연과의 조화로운 배치가 뛰어나 도심 속에서 한국의 전통 문화와 여유로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창덕궁 금천교로 오전 8시까지 집결한 영부인들은 창덕궁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진선문을 지나 숙장문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경복궁에 이어 두 번째로 지어진 조선의 궁궐이지만 가장 오랫동안 실질적인 궁궐로 사용됐다는 것과 조선의 마지막 황제인 순종 내외가 생활했던 곳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동한 영부인들은 숙장문 앞에서 미리 대기하고 있던 친환경 전기차량을 타고 부용지로 움직인다.

2분 거리 동안 전기차 내 오디오에서도 창덕궁에 대한 설명이 흘러 나온다. 부용지에 도착하면 영화당에서는 울려 퍼지는 국악을 배경음악 삼아 따뜻한 온돌벤치에 앉아 국화차 혹은 백련꽃차를 마신다.

다도를 맡은 오미정 고려대 교수는 “영부인들을 위해 조선백자 다기를 이용해 녹차, 국화차, 백련꽃차 등 3가지 차를 준비했다”며 “우리의 전통차를 정성스럽게 대접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다시 도보로 연경당까지 가면 이번 행사의 피날레인 한복 패션쇼가 진행된다.

G20 준비위에 따르면 김윤옥 여사는 그동안 해외 순방 시 타국 배우자들이 한복의 아름다움에 대해 관심을 보인 것을 고려해 서울 G20 정상회의를 통해 정식으로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티(T)자형 무대 위에 선 모델들은 김영석,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가 만든 궁중 한복, 일반 한복, 파티 한복 등 총 24벌을 선보인다. 시간은 20분이다. 이영희 한복 디자이너는 “영부인들에게 선보인 한복은 우리나라의 가을 하늘과 기와의 색깔 등 자연의 아름다운 색상과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었다”며 “영부인들에게 우리 한복을 보여줄 수 있어 물 만난 물고기처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점검차 창덕궁에 들린 이시형 G20 준비위 행사기획단장은 “한복 패션을 전 세계에 알리는 분들의 작품이라 영부인들에게 많은 감동을 줄 것 같다”며 “날씨가 오늘 같기만 하면 대성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의 바램때문이었는지 이날 오전 가을 하늘은 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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