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카라카스의 대통령 궁 발코니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2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카라카스의 대통령 궁 발코니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대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새로운 대통령 과이도 국회의장 지지

러시아 ‘내정간섭’ 美 지탄, 현대통령 지원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정치적 충돌로 혼돈에 빠진 베네수엘라 사태를 안건으로 하는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26일(미국 동부시간) 미국의 요청에 따라 유엔안보리는 뉴욕에서 이를 안건으로 하는 공개회의를 소집한다고 미국 국무부가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유엔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베네수엘라 국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지지 입장을 강조하고 후안 과이도(35) 국회의장을 과도정부의 합헌적 수반으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안보리는 유일하게 민주적으로 선출된 국회를 전폭 지지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 엘리엇 에이브럼스 전 국무부 차관보를 특사로 임명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이란-콘트라’ 사건에 관여했던 매파 성향의 강경 보수인사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유엔 안보리 논의에 호르헤 아레아사 외교부 장관을 앞세워 미국의 주장을 반박할 전망이다. 러시아도 미국의 이 같은 움직임을 ‘내정간섭’ 등으로 표현하며 반대의견을 피력하고 있어 유엔 안보리 회의장에서 양국의 신경전도 전망된다. 중국 역시 러시아와 함께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재임한 니콜라스 마두로(56) 대통령과 스스로 임시 대통령을 선언한 과이도 의장이 국가수반 자리를 놓고 권력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좌우 편 가르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인권단체들은 마두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거리로 나서면서 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25일 베네수엘라 군과 친정부 민병대의 과도한 무력 사용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독립적인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23일 미국이 과이도 의장이 스스로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것을 인정하자 미국과 단교를 선언하고 72시간 내 외교관들의 철수를 요청한 바 있다. 또 25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은 워싱턴(미국)이 지원한 필사적인 행위”라며 “베네수엘라를 반대하려고 실제 상황을 왜곡하고 워싱턴의 개입 모델을 강요하며 압박하는 언론 쿠데타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자국 외교관들의 철수 명령을 완전히 준수하기를 희망한다”며 “유엔 안보리에서 베네수엘라 사태를 논의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같은 시간 카라카스 과장에서 맞불 기자회견을 열고 마두로 대통령의 대화제의를 거부한다며 공격하기도 했다. 과이도 의장은 “그들은 억압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때 대신 가짜 대화를 제안한다”며 “나는 세계와 이 정권에 분명히 해두고 싶다. 여기에 있는 그 누구도 가짜 대화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쟁의지를 밝혔다. 또 다음 주에도 새로운 반정부 시위에 나서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23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포하며 시위대를 이끌고 있다.  (출처: 뉴시스)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 23일(현지시간) 카라카스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린 가운데 자신을 임시 대통령으로 선포하며 시위대를 이끌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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