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G20 정상회의가 개막한 11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행진을 위해 도로로 빠져나오려는 집회 참가자들과 이를 막으려는 경찰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이날 민주노총 등 80여개 진보 시민사회단체와 외국인 활동가, 시민들은 서울역광장에서 남영역삼거리까지 G20 규탄 대규모 행진을 벌였다.

유혈 사태 없었던 서울 회의, 향후 모범 모델로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G20 정상회의 때마다 몰려오는 불편한 손님들이 있다. 바로 시위대다.

비즈니스 서밋이 진행된 지난 10일, 민주노총 등 8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G20대응 민중행동’은 서울역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G20 정상회의를 규탄했다.

이날 이들은 “경제 위기의 책임을 떠넘기고, 알맹이는 빠진 G20을 규탄한다”며 “위기의 원인인 금융자본을 강력히 통제하고, 이주노동자와 노점상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날 시위에는 세계적인 시민사회단체인 아르헨티나 노총의 알레한드라 앙그리만 여성평등위원장과 프랑스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의 아멜리에 까농 대표 등 외국인 활동가 250여 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매년 G20 때마다 나타나는 시위대의 눈여겨볼만한 특징은 세 가지다. 선진국이 주도하는 세계화를 반대하는 것, 대규모 집회를 연다는 것, 그리고 시위대 역시 G20 정상회의만큼 다국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들은 선진국들끼리 모여서 세계 경제 문제를 의논하면 후진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강자나 약자 모두가 모여 회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회의는 매년 이뤄지지만 선언적 의미에서 구호를 외치기만 할 뿐 이렇다 할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점도 이들이 G20 정상회의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다.

한편 G20정상회의 시위대 문제가 가장 크게 대두했던 해는 지난해였다. G20 정상회의가 열린 2009년 4월 2일 시위대와 환경단체 회원 등 4000여 명은 금융가가 밀집한 거리에서 티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는 등 평화시위를 이어나갔다.

그러나 시위가 과격해지면서 경찰과 충돌했고 무질서 행위 강도 방화 무기 소지 등 다양한 혐의로 100명 이상이 입건됐다. 부상자가 곳곳에서 속출했으며 사망자도 한 명 나왔다.

그에 비해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는 과격한 시위나 유혈 충돌이 발생하지 않아 향후 세계적인 모범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 자체에서 과격한 행동을 자제하는 등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작용했고, 한국에서 행사가 열려 외국계 활동가가 대거 입국을 하지 못한 점과 G20을 지지하는 여론이 어느 행사 때보다 강했던 점이 유혈 충돌이 없었던 원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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