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8품 중 하나인 '동상고종시곶감'. 씨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고종황제 때 '고종柿'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제공: 고산농협 동상지점) ⓒ천지일보 2019.1.25
완주군 8품 중 하나인 '동상고종시곶감'. 씨가 없는 것이 특징이며 고종황제 때 '고종柿'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제공: 고산농협 동상지점) ⓒ천지일보 2019.1.25

씨 없는 곶감 조선왕실 진상

동상면 농가 생산량 약 10t
“기침, 가래, 빈혈·변비에 좋아”

[천지일보 완주=이영지 기자] 겨울이 깊어가고 설이 다가오는 이맘때면 생각나는 먹거리가 있다. 전북 완주의 최고의 명품 먹거리로 불리는 ‘동상고종시곶감’이 그 주인공이다. 흔히 곶감 하면 상주 곶감을 떠올리지만, 전북에서는 이미 완주 곶감·동상고종시곶감이 대세다. 완주군은 운주면 장선천 둔치 일원에서 ‘오(五)감 만족’이란 주제로 완주 곶감축제를 열어 지역주민과 전 국민에게 동상 고종시곶감만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예술적인 맛을 알리고 있다. 완주군의 8품종(대추·한우·생강 등) 중 하나인 동상고종시곶감은 언제부터 생산되어서 지역대표 먹거리로 부상했을까. 완주의 깊은 산골에서 만들어진 ‘동상고종시곶감’을 찾아봤다.

◆고종황제도 즐기던‘ 동상고종시곶감’

전북 완주군은 와일드푸드·로컬푸드·화덕푸드의 고장 등의 각종 수식어를 달만큼 건강한 자연 푸드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계절 내내 풍성한 먹거리로 유명하다. 여름에는 고산 휴양림에서 개구리 튀김, 달걀껍질밥, 삼굿구이(삼대를 찌기 위해 달군 돌을 활용해 감자, 옥수수 등을 증기로 쪄 먹는 음식) 등은 와일드푸드축제를 통해 개발돼기도 했다.

동상 곶감은 예부터 동산면에서 생산하는 특산물로 유명했다. 조선시대에는 씨 없는 곶감을 골라 조선 왕실에 진상하기도 했다. 고종시는 주·야간의 기온 차가 커 당도와 감칠맛이 뛰어나다. 조선 중기 이후에는 진상품으로 올려지다가 고종황제 때 ‘고종시’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른 감과 달리 씨가 없고 찰지며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또 꼭지 부분이 양옆으로 갈라져 있어 자연 발생적으로 V자가 형성된다. 발효하면서 색상이 어두워져 다른 곶감과 구별하기 쉽다. 곶감 생산지인 완주군 동상면은 전국 8대 오지인 한촌(寒村)으로 기후와 풍토가 감나무 재배하기에 좋다. 해발 500~600m 깊은 운장산 은천계곡과 비옥한 땅, 사적질로 이뤄진 토양으로 물이 잘 빠진다. 또 산이 병풍처럼 가로막혀 있어 바람이 적어 비, 바람을 싫어하는 감나무가 자라기에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어 여기서 생산되는 감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농민 땀 흘린 결실, 황제에게 사랑받아

동상고종시곶감은 씨가 없고 찰진 맛으로 황제에게 사랑받았다. 그러나 농민들의 수고 없이는 이러한 명품이 탄생하긴 어려울 것이다. 10월부터 11월, 늦가을에 들어서면 추수를 끝낸 농가들은 농한기에 접어들지만, 완주군 동상면 주민들은 추운 날씨를 반기며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주민들에게 효자 노릇을 하는 동상고종시곶감을 생산하고 말리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가지치기, 잡풀 제거에 바빴던 주민들은 이쯤이면 감 따기에 바쁘다. 감 따기가 끝나면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감덕(곶감을 말리는 틀)을 지어야 한다. 감덕은 한로가 되면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줄로 매달아 둔다. 마을 곳곳마다 주렁주렁 걸려있는 주홍빛 감은 귀한 보석을 줄줄이 매달아 놓은 것처럼 진풍경을 선사한다. 이렇게 매달린 곶감은 완주군의 맑은 숲속 바람을 받으며 50일 가량 자연 건조된다.

◆완주군 대표 식품, 지원사업도 펼쳐

완주군은 동상고종시곶감을 통해 지역 농가들의 소득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 등을 지원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관계기관과 지역주민, 농협 등과 연계해 과학적인 기술 개발 지원부터 금융, 판로까지 미래먹거리 사업의 하나로 ‘동상고종시곶감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완주군 동상면의 15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생산량은 약 10t에 이른다. 그러나 농사는 하늘에 달렸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올해는 지난해 냉해 피해로 생산량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주민 김만수(50대, 완주군 동상면)씨는 “지난해 4월 이상 기온으로 인한 폭설로 감나무가 냉해 피해를 입었다”며 “이번에는 전체 출하량의 30%만 생산된다”고 말했다. 이어 “동상고종시곶감은 겨울 대표 간식이기도 하지만 각종 비타민이 풍부해 기침, 가래, 빈혈과 변비에도 좋다. 완주의 명품인 ‘동상고종시곶감’을 설 선물로 준비한다면 서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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