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용균씨 장례 치르도록 문 대통령 결단하라
[사설] 김용균씨 장례 치르도록 문 대통령 결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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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씨 사망 50여일이 다가오고 있다. 김용균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김용균씨의 장례는 아직 치러지지 못하고 있다. 김씨 어머니는 아들의 시신을 태안에서 서울로 옮겨왔다. 

유족들은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이유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 등에 대한 답을 아직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죽음의 외주화를 막아야 한다”고 온 나라가 떠들었는데도 ‘김용균법’ 통과 외에 실질적인 답이 없었다니 놀랄 일이다. 정치권이 너나 할 것 없이 인기영합주의에 함몰됐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씨 모친에 따르면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김씨와 같은 노동자들은 한마디로 사람 취급을 받지 못했다. 목숨 건 일을 하면서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고 그들의 건의는 늘 묵살됐다. 사건 후에 서부발전 측의 행보를 보면 유족 측의 주장은 설득력 있다. 유족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사람이 죽었는데 119신고는 뒷전으로 미루고, 울분을 토하는 유가족에게 산재 처리를 운운했다. 사장이 아닌 실체를 알 수 없는 임직원 명의로 뒤늦은 유감을 표명했고,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려고 수차례 시도했다. 유족들은 이제라도 ‘죽음의 외주화’가 없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약속만 이행됐어도 김용균은 죽지 않았다’는 유족들의 주장을 반박할 명분은 없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당시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표방했다. 그러나 일련의 정부와 청와대 행보는 정권유지에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 유불리만 따졌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김용균씨 사태는 우리 사회가 약자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비정규직은 사람 취급 안 했다’는 말에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는가. 이참에 똑같은 세금 내고도 소수라서, 약자라서 차별당하는 악습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해서 권력의 정점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은 황망하게 곁을 떠난 대한민국 비정규직 청년 김용균과 유족, 나아가 똑같은 위험에 처해있는 대한국민의 요구에 답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문 대통령이 표방한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는 그저 듣기 좋은 감언이설(甘言利說)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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