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한국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고 있다. 한국신앙직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정교회로 구성됐다. 오른쪽부터 교회와일치 종교간 대화위원장 김희중 대주교, 주한교황대사 대리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NCCK 총무 이홍정 목사. ⓒ천지일보 2019.1.23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한국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고 있다. 한국신앙직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정교회로 구성됐다. 오른쪽부터 교회와일치 종교간 대화위원장 김희중 대주교, 주한교황대사 대리 마르코 스프리치 몬시뇰, 한국정교회 암브로시오스 대주교, NCCK 총무 이홍정 목사. ⓒ천지일보 2019.1.23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 18~25일

개신교 보수진영, 반대 집회 열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개신교, 천주교, 정교회가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을 맞아 교회 일치 운동, 이웃과의 연대를 통해 정의를 실천해 나갈 것을 다짐하는 기도회를 가졌다.

한국그리스도교신앙과직제협의회(한국신앙직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2019년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었다. 한국신앙직제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정교회로 구성됐다. NCCK와 천주교는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준수하고 있다.

이번 기도회의 자료집은 ‘너희는 정의, 오직 정의만 따라야 한다’(신명기 16:18-20)를 주제로 인도네시아 그리스도인들이 초안을 작업했다. 이후 세계교회협의회(WCC) 신앙과직제위원회와 바티칸(Vatican)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 그리고 초안 대표자가 참여하는 국제협의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기도회는 교단 성직자들이 입당 성가를 부르면서 십자가와 성경을 들고 들어와 경배 장소에 옮기는 예식으로 시작된다. 한국신앙직제는 이 예식은 개인의 삶과 그리스도인 공동체 삶 속에서 일치, 정의, 자비의 실천으로 나아가야 할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한국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가 ‘너희는 정의, 오직 정의만 따라야 한다’라는 주제로 강론하고 있다. 천주교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준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한국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대주교가 ‘너희는 정의, 오직 정의만 따라야 한다’라는 주제로 강론하고 있다. 천주교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준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이날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는 강론에서 “인도네시아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요한 17:21)’라고 기도한 주의 뜻을 마음 깊이 되새기며 불공정한 현실에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가운데 그리스도인 일치의 정신을 찾고 있으며 나아가 이웃 종교인들과도 연대를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분열과 불의를 극복하고 정의를 실현해야 할 소명을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주교는 또 “3.1 운동 당시 우리 민족은 교파와 종교를 초월해 탐욕에서 비롯된 외세의 국권 강탈에 분연히 맞섰고 임시정부를 수립해 민족의 독립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100년이 지난 오늘 한반도에는 남북의 화해와 평화 정착을 위한 온 겨레의 노력과 협력이 크게 요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여 “정의는 하나님께 드릴 것을 드리고 이웃에게 주어야 할 것을 주려는 확고한 의지”라며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이 처해 있는 불의와 분열의 현실을 자각하고 이웃을 돌아보며 그들과 함께 정의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평화의 인사말을 한 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전 우주적 생명살림을 지향하는 하나님 사랑 실천의 결과는 치유와 화해”라며 “치유와 화해 없이 정의와 평화의 입맞춤이 없고 생명살림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치유와 화해를 통해 사랑의 열매를 맺는 정의의 길에 참여해 달라”고 동참을 촉구했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한국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NCCK와 천주교는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준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구세군영등포교회에서 ‘한국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가 열린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NCCK와 천주교는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을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준수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은 1908년 미국 뉴욕에서 출발했다. 한국에서는 1965년부터 대한성공회와 한국천주교회가 서로 방문해 기도회를 열면서 시작됐다. 1986년부터는 NCCK와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 기독교한국루터교 등 다양한 교단이 참여해 함께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북반구에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정해진 기간은 1월 18~25일이다. 이 주간은 폴 왓슨의 제안에 따라 성 베드로 사도좌 축일과 성 바오로 사도의 회심 축일 사이의 기간으로 정해졌기에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이와 달리 1월이 휴가철인 남반구에서는 다른 날들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을 지내기도 한다.

한편 기도회가 열린 구세군영등포교회 앞에선 일부 보수 개신교단체가 천주교와의 일치 운동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개신교단체는 이날 “교회 일치 운동은 500년 전 종교개혁을 헛수고로 돌리고 종교다원주의를 받아들이려는 시도”라며 “교단들이 이 운동을 주도하는 NCCK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세를 암흑시대로 만든 로마 가톨릭이 오늘날에 와서는 성경으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성경에서 더 멀어졌다”면서 “마리아가 승천했다. 하늘의 모후가 되었다는 등 이런 훼괴한 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개신교단체는 또 “1961~65년까지 있었던 바티칸 2차 총회 선언문에서 다른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선언한 것이 가톨릭”이라며 “참으로 배도의 길로 나가는 그러한 일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NCCK를 향해서는 “가톨릭이 대한민국 한국교회와 1986년부터 일치기도회를 하더니 2014년 5월부터는 신앙과직제 일치회를 구성하고 한국교회를 자기의 품안으로 끌어들이는 일을 하고 있다”며 “NCCK 등 정신나간 이 친구들이 가톨릭의 속셈을 모르고 일치, 일치를 말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날 집회에 나선 개신교단체 소속 회원들은 ‘천주교는 마리아교’ ‘NCCK는 적그리스도’ ‘동성애를 옹호하는 NCCK를 해체하라’는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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