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불교계 시민사회와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손팻말을 들고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3.13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지지하는 불교계 시민사회와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일주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후 손팻말을 들고 종로 일대를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8.3.13

성평등불교연대·동덕여대 총학생회
철저한 진상조사·책임자 처벌 촉구
“2차 피해 가한 공무원들도 규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진각종이 운영하는 진각복지재단 여직원 2명이 종단 최고지도자 총인(總印) 장남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폭로에 대해 불교계 여성단체와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23일 피해자들에 대한 연대 의사를 밝히는 ‘위드유(with you)’ 성명을 내고 “피해자들이 용기 내어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여전히 가해자와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함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진각종의 ‘지도자 일가’는 즉각 사퇴해 피해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긴 것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이들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성폭력 사실을 알고도 피해자들의 신변 보호에 신경 쓰지 않고 2차 가해가 생겼다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서울시 공무원과 권력형 성폭력이 자행돼도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는 권력 위주의 사회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성평등불교연대는 22일 성명을 통해 “진각종 총인의 장남 김씨가 진각복지재단 법인사무처 간부로 있을 때 회식 등 공개적인 자리에서 여성사회복지사들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했다”며 “종단 최고 지도자의 아들로서 모범을 보여야 하건만, 부끄러움도 모르고 이런 일을 저질렀다”고 개탄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복지재단을 감독하는 서울시 담당자는 성범죄 사실을 인지한 후 사건을 덮어둘 것을 은근히 강요하고, 재단 소속 시설원장에게 피해자의 실명을 거론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신속하게 지원해야 할 공무원이 이런 행위를 한 것이 사실이라면 처벌받아 마땅한 직무 유기로, 해당 공무원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불연은 “사회복지사들의 인권이 보장되고 다시는 이러한 성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가해자로 지목된 이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며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앞서 21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따르면 진각복지재단 산하시설 직원 A씨와 B씨는 지난해 12월 법인사무처 간부 김모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서울북부지검에 고소했다.

고소장에서 A씨는 2015년 가을께 노래방에서 김씨가 자신의 신체 부위를 쓰다듬고, 2017년 겨울에는 안마해준다며 신체를 밀착시키는 등 추행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2016년 겨울 회식 뒤 김씨가 자신의 볼을 꼬집고 껴안았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찰은 고소인들을 한차례 불러 조사했으며, 김씨에게 출석을 요구한 상태다. 김씨는 “성추행한 적이 전혀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