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이 미세먼지로 뿌옇다. ⓒ천지일보 2019.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 올해 첫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이 미세먼지로 뿌옇다. ⓒ천지일보 2019.1.13

 

지난해 4분기 도시 평균 73㎍/㎥… WHO 기준 7배

정부, 여러 가지 대책 쏟아내도 상황 모면에 ‘급급’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22일부터 환경부가 주관하는 ‘제3차 한·중 환경협력 국장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미세먼지 원인을 두고 양국의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미세먼지 원인은 흙먼지, 공장 매연, 자동차 배기가스 등으로 다양하다. 현재 한국의 미세먼지는 정체된 대기에 편서풍을 타고 오는 중국의 미세먼지의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의 미세먼지 원인은 한국”이라며 시쳇말로 ‘배째라’는 식의 억지 논리를 펼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류빙장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국 국장은 ‘제3차 한·중 환경협력 국장회의’ 전날인 21일 월례 브리핑에서 “중국의 공기 질이 40% 이상 개선됐으나 한국의 공기 질은 그대로 거나 심지어 조금 나빠졌다. 이것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라며 중국에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발을 뺐다.

류빙장 국장의 말처럼 2013년 중국 정부에서 대대적인 대기오염 감소 조치를 실행한 이후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40% 이상 줄어든 건 사실이다. 지난 3월 미국 시카고대 에너지정책연구소는 ‘중국의 환경오염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전역에서 미세먼지 농도가 상당히 줄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연구 결과를 보면 2017년 중국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PM2.5)는 2013년보다 30% 이상 감소했다. 베이징시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90.6㎍/㎥이었다가 지난해 58.8㎍/㎥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결과는 지극히 중국의 입장에서 분석된 결과로 우리 정부는 중국의 미세먼지가 국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개선됐다고 하는 지역은 대도시들뿐이며, 중국이 측정해 분류하는 미세먼지 등급은 우리나라와 달라 줄어들었다고 해도 여전히 엄청나게 높은 수치라는 것이다.

중국은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0~50㎍/㎥ 1급(우수), 51~100㎍/㎥ 2급(양호), 101~150㎍/㎥ 3급(가벼운 오염), 151~200㎍/㎥ 4급(중간 오염), 201~300㎍/㎥ 5급(심각한 오염), 301㎍/㎥ 이상 6급(매우 심각한 오염) 등 6등급으로 분류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초미세먼지 농도는 0~15㎍/㎥ ‘좋음’, 16~35㎍/㎥ ‘보통’, 36~75㎍/㎥ ‘나쁨’, 76㎍/㎥ 이상 ‘매우나쁨’ 등 4등급으로 중국에 비해 극명하게 낮은 수치다.

중국 정부가 개선됐다고 하는 베이징시의 지난해 초미세먼지 농도(58.8㎍/㎥)는 한국 기준의 ‘나쁨’ 수준에 해당한다. 또 중국 주요 도시의 지난해 4분기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73㎍/㎥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치(10㎍/㎥)의 7.3배나 된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정부가 여러 가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쏟아내지만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실효성 없고, 일시적인 대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오는 24일까지 진행되는 한·중 환경협력 국장회의에서 실효성 있는 양국의 환경협력 강화 방안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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