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가운데 법원 밖에선 찬반 단체가 갈려 집회를 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반대하는(왼쪽) 집회와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의 모습. ⓒ천지일보 2019.1.2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가운데 법원 밖에선 찬반 단체가 갈려 집회를 열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반대하는(왼쪽) 집회와 구속을 촉구하는 집회의 모습. ⓒ천지일보 2019.1.23
 

법원노조·콜택해고피해자 등

양승태 구속 촉구 기자회견

서명서 제출과정서 실랑이도

보수단체도 기자회견 맞불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자신의 친정인 법원에 돌아온 날, 법원 앞에선 두 파로 갈려 집회가 열렸다. 한 쪽은 “양승태 구속”을 촉구했고, 다른 쪽은 “구속반대 영장기각”을 외쳤다.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선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 30여명이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촉구 및 전 국민 서명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법원노조는 “지난 과오에 대한 반성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범죄자가 가야 할 곳은 감옥”이라면서 “퇴임 후에 잠적에 버금가는 행태들을 통해 수사에 철저히 대비했던 점 등을 살펴보면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예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것은 법원조직을 보호하는 처사가 아니다”라며 “반 헌법적 범죄를 저지른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하고, 그 죗값을 치르게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사법부 신뢰회복의 첫걸음이고 새로운 도약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지난 16일부터 서명운동을 받은 결과를 발표했다. 법원 구성원 3253명과 국민 1만 12명의 서명을 확보한 이들은 이 결과를 영장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후 양승태 구속 촉구 의견서 전달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던 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삼거리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후 양승태 구속 촉구 의견서 전달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던 중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있었다. 법원 측과 경찰이 법원노조원들에게 노조 조끼를 벗고 들어오라고 저지했기 때문이다. 법원노조원들은 “내가 내 직장에 들어가는데 무슨 옷을 입든 무슨 상관이냐”고 반발했다. 결국 법원 측과 노조는 조끼를 입는 대신 노조원 3명만 안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타협했다.

법원노조 기자회견 이후엔 곧바로 민주노총 산하 ‘콜텍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양 전 대법원장의 사법농단 의혹을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양 전 대법원장 재직 시절인 지난 2012년 2월 대법원 상고심(당시 주심 고영한 대법관)에서 재판부는 콜텍의 정리해고가 부당해고였다는 서울고법의 2심 판결을 뒤집고 파기환송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5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특별조사단’의 재판거래 목록에 포함되는 등 실제 재판거래가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들은 “콜텍의 기타노동자들은 13년째 거리의 삶을 살고 있다. 대법원이 2심과 같이 판결했다면 노동자들은 복직을 하고 일상의 삶을 살고 있었을 것”이라며 “추악한 재판거래가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양 전 대법원장은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콜텍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 앞에서 양승태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콜텍투쟁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법원 앞에서 양승태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천지일보 2019.1.23

같은 시각 맞은편에선 자유연대·자유대한호국단·턴라이트 등 보수단체들은 맞불집회를 열고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반대함과 동시에 반대편 집회를 비난했다.

이들은 “사법부는 좌파 정권의 눈치를 그만 보고 법치주의에 입각해 공정하게 재판하라”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무능함에 대해서야 한다. 사법농단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면 이는 사법부를 온전히 독점하겠다는 음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집회에 참석했던 몇몇은 맞은편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우리는 언론이 취재도 못하게 경찰들이 가까이서 틀어막고, 저들은 넓은 공간에서 말하게 두냐”고 항의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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