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IT 칼럼]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석호익 동북아공동체ICT포럼회장/한국디지털융합진흥원장 

기존 규제가 신기술과 신산업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선(先) 허용, 후(後) 규제’ 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지난해 3월 규제혁신 5법(정보통신융합법 산업융합촉진법 지역특구법 금융혁신법 행정규제기본법)이 발의돼 행정규제기본법을 제외한 4개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정보통신융합법과 산업융합촉진법은 이달 17일부터, 금융혁신법, 지역특구법은 오는 4월부터 시행한다.

규제 샌드박스 시행 첫날부터 신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적용 1호로는 파리는 되는데 서울은 외곽 지역 아니면 불가능했던 수소전기차 충전소를 도심에 설치하는 것이 될 듯하다. 현대차가 세계 수준의 수소전기차를 만들어 수출하고 있지만 전국엔 9곳뿐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전담반 개설, 신산업 분야별 육성 방안 수립 추진, 규제 샌드박스 사례의 조기성과 발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규제 샌드박스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래밭 놀이터처럼 기업들이 자유롭게 혁신 활동을 하도록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해주는 제도이다. 첫째, 규제 신속 확인제도이다. 기업들이 신기술, 신산업 관련 규제 제도를 문의하면 정부는 30일 이내에 회신해야 하고 그 기간 내 회신이 없다면 규제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둘째, 관련 규정이 모호하거나 불합리다고 판단될 경우, 일정한 조건 하에 규제적용을 면제해 주고 임시허가를 내주어 시장출시를 앞당길 수 있다. 셋째, 법령이 모호하고 불합리하거나 금지규정이 있어서 신제품·신서비스의 사업화가 제한될 경우 일정한 조건 하에 기존 규제적용을 받지 않는 실증 테스트도 가능하다.

정부는 규제 완화로 인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첫째, 국민의 생명·안전 등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특례 부여를 제한한다. 둘째, 실증 테스트 진행 과정에서 점검해 문제가 예상되거나 발생할 경우 즉시 규제특례를 취소한다. 셋째, 사업자의 사전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손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자가 고의·과실 여부를 입증하도록 했다.

정부가 규제를 만드는 이유는 국민의 공공·안전을 목적으로 하거나 특정 산업을 육성·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신기술이 나오거나 혁신으로 규제의 실익보다는 오히려 폐해가 많아도 기득권이나 집단이기주의 등으로 규제를 개혁하지 못하고 있다. 원격의료나 카풀 사례처럼 규제를 철폐해 달라는 요구와 기존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차는 좁히지 못하고 사회갈등만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규제 샌드박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이다. 청와대와 정부는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 전담반 개설, 신산업 분야별 육성 방안 수립 추진, 규제 샌드박스 사례의 조기성과 발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유연한 규제적용으로 기업의 기술 혁신과 혁신 창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소비자는 신제품·서비스 선택권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정부는 다음사항을 유념해야 해야 한다. 먼저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는 의지를 가지고 규제혁신을 열심히 챙겨야 한다. 신산업과 전통 산업의 갈등 조정을 위해서는 여야를 포함한 국회와 이익단체를 설득해야 해야 하고 공무원들이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적극 실천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국회가 포퓰리즘에 빠지고 공무원이 무사안일에 빠지면 이 제도는 무용지물이다. 다음은 규제 안전장치를 남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작용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규제혁신은 물 건너간다. 사업자에게 전적으로 고의과실 여부의 입증 책임을 의무화하는 것도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새로 진입하는 자를 배려해 이들이 규제 샌드박스에서 자유롭게 혁신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화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