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기성용, 부상 여파로 소속팀 복귀

손흥민·황의조 앞세워 골문 공략

빠른 선제골로 경기 쉽게 풀어야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드디어 토너먼트다. 벤투호가 닷새 간 꿀맛 같은 휴식을 끝내고 대망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 나선다. 대표팀은 90분 이내 경기를 끝내겠다는 각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22일 오후 10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2019 아시안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조별리그 초반 두 경기에선 답답한 경기력을 선보였으나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합류한 중국전부터 환골탈태하며 3연승·무실점으로 조 1위에 올랐다.

손흥민은 혹사 우려에도 불구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 경기를 치른 지 72시간 만에 아시안컵 경기에 참가했다. 피로가 무색할 만큼 훌륭한 경기를 선보인 손흥민은 아시아 최고의 축구 선수임을 증명했다.

조 1위에 오른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인 최고의 난적 이란을 결승 때까지 만나지 않고, 16강전에 돌입하기까지 5일의 휴식일을 갖는 등 최고의 성과까지 올렸다. 손흥민 투입으로 확실히 승리를 굳히면서 체력을 회복할 시간도 번 것이다.

이청용이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나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대한민국은 전반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의조가 성공시켜 1-0으로 앞서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이청용이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나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공을 다투고 있다. 대한민국은 전반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의조가 성공시켜 1-0으로 앞서가고 있다. (출처: 뉴시스)

다음 경기까지 여유가 있는 점을 활용해 이청용(보훔)은 본인의 여동생 결혼식까지 다녀왔다. 벤투 감독은 “가족이 우선”이라면서 흔쾌히 허락했다는 후문이다.

좋은 소식만 있으면 좋겠지만 대표팀은 몇 가지 악재도 만났다.

중국전에 출전하지 못한 이승우(베로나)가 경기 막판 물병을 발로 차며 논란이 일었다. 자칫 감독에게 항명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이었다.

또 벤투호의 중심을 잡아줄 기성용(뉴캐슬)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이재성 역시 부상이 길어져 16강전에 뛰지 못한다. 일부에선 대표팀 의료팀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경기 결과는 순조로운 상황에서, 경기 외적으로 자꾸 이런저런 일들이 거론되자 벤투 감독은 바레인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이례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내가 부임한 후 패배가 없는데 계속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며 “만약 패했을 때 어떤 말이 나올지 궁금하다.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8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승우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8일 오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NAS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승우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하지만 이젠 온전히 경기에 집중해야 할 시간이다. 벤투 감독은 기성용을 황인범(대전)으로 대신하고, 적절히 휴식을 취한 손흥민을 앞세워 결승까지 쾌속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과 16강에서 맞붙을 바레인은 조별리그 A조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 조 3위 와일드카드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FIFA 랭킹 53위인 한국은 113위의 바레인보다 객관적 전력은 앞선다. 상대전적도 10승 4무 2패로 우위다. 다만 아시안컵에선 1승 2패로 뒤지는 게 흠이다.

대표팀은 1988년 아시안컵 예선과 2007년 본선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바레인에 패배했다. 2011년 대회에선 조별리그 C조에서 바레인과 만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2골을 잘 지켜 2-1로 승리를 거뒀다.

바레인전 화두는 선취골을 넣어 경기를 90분 내에 끝낼 수 있는가이다.

피 말리는 녹아웃 방식의 토너먼트가 시작된 만큼 한국은 가능한 체력을 아껴야 한다. 앞으로 만날 상대 중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는 바레인을 상대로 연장전까지 가는 승부를 펼칠 경우를 만들지 않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바레인은 최대한 시간을 지연하며 승부차기 전략을 내세울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손흥민, 황의조(감바 오사카) 등 골잡이들이 얼마나 이른 시간에 득점을 성공시킬지가 주목받고 있다.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손흥민이 함께 축하해 주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16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자 손흥민이 함께 축하해 주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벤투호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서는 가운데 손흥민은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포진하지만 사실상 투톱처럼 움직이며 바레인의 뒷공간을 노릴 전망이다.

이청용(보훔)과 황의찬(함부르크)이 좌우 날개에서 바레인을 흔들고 기성용을 대체할 황인범이 전방에 볼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황인범의 옆자리엔 정우영(알사드)이 그대로 출격할 가능성이 크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은 수비진의 역할도 중요하다. 불필요한 실수로 실점한다면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김영권(광저우)가 든든히 중앙을 키지는 가운데 EPL의 왓포드와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설이 돌고 있는 김민재(전북)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좌우 풀백으론 각각 홍철(수원)과 이용(전북)이 나설 전망이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빗셀 고베)가 이번 경기도 선발 출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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