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제공: SBS)
정일우 (제공: SBS)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배우 정일우가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사극드라마 ‘해치’를 선택했다. ‘해를 품은 달’(2012) ‘아경꾼일지’(2014)에 이어 사극 흥행 불패 신화를 쓸지 귀추가 주목된다.

‘해치’는 천한 무수리의 몸에서 태어난 왕자 연잉군 이금(정일우 분)이 열정 가득한 과거 준비생 박문수(권율 분), 사헌부 열혈 다모 여지(고아라 분), 저잣거리의 떠오르는 왈패 달문과 함께 힘을 합쳐 대권을 쟁취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다. ‘이산’ ’동이’ ‘마의’ 등의 극본을 맡은 김이영 작가와 퓨전사극 ‘일지매’, 미스터리 스릴러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등을 연출한 이용석 PD가 의기투합했다.

21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새 월화드라마 ‘해치’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배우 정일우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정일우는 “군복무 기간 복귀작으로 어떤 것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김이영 작가님의 ‘해치’ 작품이 그동안 다뤄져 왔던 통상적인 영조 이야기가 아닌 젊은 시절의 영조라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면서 군복무 이후 첫 복귀작으로 ‘해치’를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사극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것에 대해 “당연히 부담이 되고 걱정이 됐던 부분이 있다. 이전에 정일우가 보여드렸던 모습과 비슷하게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 하지만 이런 좋은 작품으로 복귀하는 건 영광이라고 생각을 한다. 사극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기에 이번 작품을 제안해 주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본을 읽고 단번에 하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영조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매력이 컸고, 부담이 되지만 복귀와 함께 큰 시도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흥미롭고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일우는 “사극이 갖고 있는 매력이 현대극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도 계속 사극을 하는 것 같다”면서 “전에는 사극이라고 목소리를 깔고 절제된 연기를 했는데, 이번엔 ‘사극이지만 현대극처럼 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평소 말할 때처럼 자연스러운 톤으로 연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군복무와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대체복무를 했기 때문에 쑥스럽고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알려진 바로는 제가 교통사고 때문에 대체복무를 했다고 나왔는데, 대체복무 판정을 받은 것은 교통사고 때문이 맞다. 그 이후에 촬영 중 두통이 너무 심해서 뇌동맥류라는 질병을 발견하게 됐다. 그래서 군면제 사유라서 군복무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이고, 이제 군복무를 마친 다음이라 홀가분하기도 하다. 군 복무를 하면서 애국심이나 자증심이 많아진 것 같아서 좀 더 떳떳하게 배우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정일우 (제공: SBS)
정일우 (제공: SBS)

군복무 이후 연기에 대한 생각이 달라진 부분이 있을까. 이에 대해 그는 “연기를 임하는 자세에 변화는 크게 없다. 제가 대체복무로 근무했던 곳이 요양원이다. 저희 요양원은 치매 환자분이 대부분이시다. 돌아가실 때까지 병원에 계셔야하는 분들이 있는 곳이었다. 제가 돌본 어르신분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봤다. 인생의 끝자락에 계신분들을 가까이에서 보는 게 처음이었고, 연기를 하는 배우로서 느끼는 감정이 달랐다. 군 입대 전에는 ‘이 캐릭터 어떻게 해야지. 몰입해야하는데’ 이런 식으로 접근했다고 하면, 이젠 한걸음 떨어져 작품 전체를 보면서 이 작품에 어떻게 스며들고 작가님이 의도하신 캐릭터와 정일우가 어떻게 하면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된다. 좀 더 연기를 여유롭게 즐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속 배역 이금과 비슷한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제 인생의 굴곡이 크지는 않았다. 제가 가장 힘들었을 때는 뇌동맥류라는 질병을 판정받았을 때였다. 이 질병은 정말 시한폭탄 같은 병이라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오늘 하루하루에 감사하고 후회 없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제하고 조심하던 정일우에서 인생을 즐기고 사람들과도 편하게 나를 내보이면서 살아가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금 또한 큰 사건 사고를 겪으면서 인생을 포기하고 싶을 때에도 나아가야 하는 동기들이 비슷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해치’에서 어린 영조를 연기하는 정일우는 영조를 연기했던 다른 작품을 참고한 게 있냐는 질문에 “영조에 관련된 서적도 많고 작품들도 워낙 많다. 모든 작품들을 보고 연구도 하고 분석도 했다. 그 중 ‘사도’라는 작품을 유의 깊게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송강호 선배가 연기하신 아버지 ‘영조’ 역할도 당연히 감명 깊고 유의깊게 봤지만, 특히 유아인씨가 연기한 ‘사도’라는 연기를 좀 더 유의깊게 봤다. 아들은 아버지의 모습을 많이 닮는다고 본다. 제가 연기하는 젊은 청년 영조 또한 사도세자가 가지고 있는 모습을 많이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 모습을 많이 참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통상적으로 비춰졌던 ‘영조’는 집권기에 정치적으로 날카롭고 엄한 할아버지로 많이 등장한 캐릭터다. 젊은 영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없었다. 그간 우리가 알고 있는 통상적 이미지 외에 보여지지 않았던 ‘영조’의 모습을 그린다. 이에 캐릭터를 창조하고, 선입견 없이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영조’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것 만으로도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정일우는 이번 작품에서 고아라, 권율 등과 호흡을 맞춘다. 정일우는 “고아라씨는 어릴 때부터 광고촬영을 같이 하면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는 사이가 돼서 좋다. 특히 율이 형 같은 경우는 저보다 5살 정도 많으신데 배우 대 배우로 만난 것보다는 동네 형 느낌이다. 그래서 굉장히 편하게 얘기하고 인생 얘기도 많이 나눈다. 율이 형을 보면서 멋있다고 느낀 건 율이 형도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온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많은 고비가 있음에도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하는 모습들이 저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 또한 여유로운 모습이 멋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일우는 마지막으로 “영조라는 캐릭터를 좀 더 다른 시각으로 표현해 내고 싶다는 바람이다. 조선시대와 현재의 시사점들을 비교하면서 저희 드라마를 보시면 재미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통쾌한 부분도 있고 가슴을 울리는 슬픈 장면도 많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던 영조의 이야기가 아니라 젊은 영조의 이야기라는 점이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치’는 ‘복수가 돌아왔다’ 후속으로 오는 2월 11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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