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안현준 기자] 태영호 자유민주주의 통일운동가(前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 천지인상 시상식’에서 사회인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이날 시상식 전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8.12.3
[천지일보=안현준 기자] 태영호 자유민주주의 통일운동가(前 영국주재 북한공사)가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 천지인상 시상식’에서 사회인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이날 시상식 전 본지와 인터뷰하는 모습. ⓒ천지일보 2018.12.3

“노동신문, 김영철 방미 보도 안 해… 북미회담 자신감 없다는 것”

“북미, 살라미방식 예상돼… 북, 트럼프 미국정치상황 내심 정조준”

“북, 소중하지 않은 것 주고 절실한 것 트럼프에게 받아낼 것”

“북, ICBM 폐기 수준하고 핵보유국 남아… 남한, 핵인질” 우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과 미국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일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만 없애면, 미국은 대북제재를 풀어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북한 외교관 출신 인사에게서 나왔다.

20일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이처럼 말하면서 “북미 양측의 ‘살라미 방식’ 때문에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남고 한국 국민만 북핵 인질로 남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이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향후 북미정상회담의 목표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 제거라고 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14-20일 북한언론동향] 트럼프-김정은의 살라미방식’이라는 글에서 “북한에서 당 부위원장이 해외에 나갈 때 비공식 방문이 아닌 이상 무조건 보도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북한 매체들이 김영철의 미국방문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며 “이것은 북한 내에서 김영철의 미국방문을 ‘비밀사항’으로 붙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으로선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트럼프와 마주 앉겠다고 선언했고 그 연속공정으로 김영철이 미국에 가게 됨으로 주민들에게 선전용으로라고 보도할 수 있었는데 보도하지 않은 것은 북한도 향후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여부에 아직 자신감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은 김영철과 최선희를 다 미국으로 보내 한 번에 타결하면 좋을 것이지만 김영철은 미국으로, 최선희는 스웨덴으로 갈라 보냈다”며 “트럼프와 미국 실무팀을 갈라 놓고 대응하는 전술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의 독단과 충동적인 성격에 의거해 북한의 ‘핵 굳히기’를 한걸음씩 진전시키는 김정은식 ‘톱다운’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지난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이번에도 김영철을 통해 트럼프에게 비핵화의 진정성을 전달하면서 2차 정상회담을 하자고 귀맛 좋은 소리를 했을 것”이라며 “기분 좋은 소리를 들은 트럼프는 폼페이오와 비건에게 2차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라고 지시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는 “비건은 스웨덴으로 가서 최선희로부터 김영철의 말과는 달리 ‘단계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한다’는 종전의 ‘살라미 방식’인 핵군축 협상 제안을 다시 듣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스웨덴 회담을 통해 북한의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비건이 느끼게 되지만 트럼프에게 2차 정상회담을 하면 안 된다고 건의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증거로 태 전 공사는 “6.12 미북정상회담 때도 트럼프가 성 김을 판문점에 보내 최선희를 만나게 하니 최선희가 전혀 다른 소리를 해 성 김으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 다시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이러한 방식은 유권자들에게 북핵 협상에서 무슨 결과물이라도 만들어 보여줘 미국 내 정치 상황의 코너에서 빠져 나오고 싶어 하는 트럼프의 내심을 정조준한 전술”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점으로 “북한이 등가물로 내놓을 살라미들은 북한으로서는 별로 소중하지 않은 것이고 대신 트럼프로부터 받아내려는 살라미의 매 슬라이스는 북한에는 절실한 것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엔 김정은이나 트럼프가 다 같이 ‘살라미 방식’으로 갈수 있다”며 “이미 폼페이오가 향후 미북정상회담의 목표는 미국에 대한 북한의 핵위협제거라고 했는데 이것은 북한이 일부 ICBM만 없애주면 대북제재를 풀어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태 전 공사는 이어 “김정은-트럼프의 ‘살라미 방식’ 때문에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남게 된다”며 “한국 국민들만 북핵 핵인질로 남게 될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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