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현진 기자] 16강전 첫 경기부터 승부차기가 나오는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고, 승자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극적으로 16강행 막차에 오른 박항서호 베트남이 B조 1위로 올라온 요르단을 상대로 선제골을 먼저 내줬으나 동점골을 만든 뒤 연장혈투에 이은 승부차기 승부 끝에 승리했다.
베트남은 20일 오후 8시(한국시간)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라시드 알-마크툼 스타디움서 열린 16강전 1라운드에서 요르단과 1-1로 비겨 정규시간과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베트남은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토너먼트에서 승리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새로운 역사를 썼다.
북한의 도움으로 극적으로 16강에 오른 베트남(피파랭킹 100위)이었으나 오히려 비교적 쉬운 요르단(109위)을 만나는 행운을 맞았다.
그러나 요르단은 만만치 않았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득점은 3점에 그쳤지만 실점이 단 하나도 없는 수비력을 자랑했다. 반면 베트남은 3경기에서 4득점에 5실점이었다.
실점은 또다시 이라크전에 이어 프리킥 상황에서 베트남 골키퍼 당반람의 위치선정 미숙으로 나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8분 왼쪽 페널티지역 바로 안에서 베트남 수비수가 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발이 높아 반칙을 범해 간접프리킥을 허용했고, 이를 요르단의 바하 압델라만이 오른발로 직접 오른쪽 구석으로 꽂아 넣었다.
기선을 제압당한 베트남은 후반전에 거세게 공격을 가했고, 결국 적극적인 공격으로 후반 6분 만에 동점골에 성공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응우옌 트룽 호앙이 낮게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중앙에 있던 응우옌 콩 푸엉이 바로 발로 차넣어 골문을 갈랐다.
베트남은 이후에도 경기를 지배했으나 추가골을 넣는 데는 실패했다. 후반전 경기가 끝나자 베트남은 볼점유율에서 58%대 42%로 앞섰고, 코너킥 숫자에서도 8-0으로 앞섰다. 하지만 많은 코너킥 상황을 살리진 못했다.
연장전에 들어간 양팀은 승부차기를 염두한 듯 조심스런 경기를 전개했다. 양팀 모두 선수비 후역습의 작전으로 나갔고, 결국 연장전 경기도 그대로 끝났다.
승부차기에서 베트남을 살린 주인공은 골키퍼 당반람이었다. 이날도 아쉬운 실점 장면을 남긴 당반람이었지만 결정적인 순간 한 개의 승부차기 슈팅을 막아내 주역이 됐다.
승부차기에서 베트남은 선축으로 나섰고, 가장 먼저 키커로 나선 주장 퀘 응옥 하이가 침착하게 골키퍼 방향을 완전히 속이면서 성공시켰다. 요르단 역시 선제골의 주인공 바하 압델라만이 강하게 가운데로 자신감 있게 차넣어 성공시켜 멍군을 불렀다.
베트남은 두 번째 키커 도 훙 둥이 골키퍼가 방향을 읽었음에도 왼쪽 구석 깊숙이 차 넣어 성공시켰다. 반면 요르단은 바하 파이살이 압델라만처럼 강하게 가운데를 찼으나 골대를 강타하며 실축했다.
기회를 잡은 베트남은 르엉 쑤언 쯔엉이 골키퍼의 방향을 속여 성공시켜 승기를 잡아나갔고, 골키퍼 당반람이 요르단의 세 번째 키커 아흐메르 사미르의 슈팅 방향을 정확히 읽고 잡아냈다.
이제 베트남은 네 번째 키커 쩐 민 브엉이 넣으면 바로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었지만 쩐 민 브엉의 슛이 약해 요르단 골키퍼에게 막혔다. 뒤를 이어 요르단은 아흐메르 알 에르산이 성공시켜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베트남의 다섯 번째 키커 부이 티엔 중이 자칫 못넣는다면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뻔 했으나 부이 티엔 중은 침착하게 성공시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항서 감독의 매직이 다시 한 번 발휘했고, 베트남은 이제 8강에 가장 먼저 진출해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 승자와 맞붙게 된다. 박 감독의 매직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기대된다.